"특이한 리더십 수용해야…미·중 중 선택할 필요 없어"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의 존 하워드 전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많은 논란에도 4년 임기를 마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인내를 발휘해 특이한 형식의 그의 리더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워드 전 총리는 보수성향 자유당 소속으로 1996년 3월부터 2007년 12월까지 총리를 지내 두 번째 최장수 기록을 가진 호주 정계의 거물이다.
하워드 전 총리는 13일 시드니대학 미국학센터 행사에서 자신도 트럼프의 당선에 놀랐다면서도 이런 의견을 피력했다고 AAP 통신 등 호주 언론이 14일 전했다.
하워드 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날카로운 검증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그가 대통령직에 계속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정말로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워드 전 총리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 특이해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지만, 트윗을 애용하는 것과 같은 활동들은 변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행동들이라며 호주인들이 너무 섣불리 판단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워드는 그러면서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비교해 시리아 전쟁에 대한 대응은 트럼프가 뛰어났던 것으로 칭찬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미국과 유럽 사이에 수십 년간 이견이 있었고 트럼프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파리기후협정 탈퇴 결정에는 놀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글로벌 무역 정책에 관해서는 "여전히 무엇인지를 모르겠다"며 가장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자유당 소속 맬컴 턴불 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 관해서도 "10점 만점에 10점"을 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턴불 총리는 올해 초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직후 전화통화를 했으나 트럼프의 무례한 태도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상당한 논란이 됐고, 현재 양자 간 갈등설은 봉합됐다.
이밖에 하워드는 남중국해의 긴장은 계속될 것이라며 미국도 중국의 야심을 억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워드는 호주가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과 동맹으로 남을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어느 정부가 이를 결행하게 된다면 호주의 미래에 막대한 해를 끼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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