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43년 軍 생활 마감…'사드' 난제 남겨

입력 2017-07-14 11:49   수정 2017-07-14 15:09

한민구, 43년 軍 생활 마감…'사드' 난제 남겨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4일 3년여의 임기를 모두 마치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갔다.

한 장관은 이날 오전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장관 이·취임식에서 송영무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국방부기(旗)를 물려줬다.

1971년 육군사관학교 31기로 입교한 한 장관은 2011년 합참의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40년 동안 군에서 복무했다. 2014년 6월 시작된 국방부 장관 재임 기간을 합하면 43년의 군 생활을 마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한 장관은 지난 5월 대선 직전 다른 부처 장관들과 함께 사표를 제출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방부 장관 임명이 지체되면서 장관직을 계속 수행해야 했다.

이 기간 '사드 발사대 보고누락' 사건이 불거졌고 한 장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이를 의식한 듯 한 장관은 이날 이임사에서 "국방 업무의 특성상, 진솔한 소통이 어려울 때도 있었고 때로는 오해와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사드 배치는 대한민국의 안보와 한미동맹, 그리고 국가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추진했다"며 사드 배치 결정의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 문제는 후임자인 송영무 장관이 풀어야 할 어려운 과제로 남게 됐다.


재임 기간 한 장관은 사드 배치 외에도 한일 군사비밀보호협정(GSOMIA) 체결과 같은 굵직한 국방 현안을 처리했다. 한일 GSOMIA는 광복 이후 한일 양국의 첫 군사협정으로, 첨예한 논란거리였다. 이 협정도 사드 배치 결정과 마찬가지로 충분한 소통 없이 밀실에서 추진했다는 비판을 당시 받았다.

한 장관은 재임 기간 급속히 증대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야 했다. 그가 국방부 장관으로 있는 동안 북한은 2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고, 불과 열흘 전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을 시험발사했다.

2015년 8월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포격도발도 장관 재직 당시 일어났다.

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당시 그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번에야말로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선언하는 등 강경 대응을 주도했고 이를 토대로 정부는 북한의 유감 표명을 끌어냈다.

구한말 항일 의병장 한봉수 선생의 손자인 그는 전형적인 선비 스타일의 외유내강형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점에서 선이 굵은 강골의 김관진 전 장관과는 대비됐다.

한 장관이 사드 배치를 포함한 각종 국방 현안에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있던 김 전 장관의 입김에 휘둘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은 것도 두 사람의 스타일 차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군 안팎의 시각이다.

그는 많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임사에서 "재임 중 책임을 져야 할 것이 있다면 모두 저의 몫이고 이룬 공이 있다면 모두 여러분의 몫"이라고 말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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