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요자들, 청약가점제·DTI 규제 등 문의 많아…부산은 투자수요 몰려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김연정 기자 = 6·19 부동산 대책으로 청약조정지역 내 새 아파트의 대출 규제가 강화됐지만 전국 10개 모델하우스는 여전히 실수요자들로 북적거렸다.
14일 견본주택을 선보인 아파트 가운데 일부는 분양권 전매가 입주 때까지 금지되는 것은 물론 이달 3일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이 중도금과 잔금 대출에 처음 적용된다.
이들 견본주택에는 종전과 같은 과열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예비청약자들이 발길이 이어지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특히 정부가 청약가점제 비율을 높이고 1순위 자격요건 취득 기간을 늘리는 등 청약제도 개편을 준비하고 있어 그 전에 청약하려는 수요자들도 있었다.
대우건설[047040]이 분양하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역센트럴푸르지오'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개관 첫날 오전에만 2천명이 다녀갔다.
상계뉴타운 일대 재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청약을 하려는 예비 수요자들은 물론, 인근 지역 재개발 주민들까지 몰려 평일임에도 견본주택 내부는 매우 혼잡한 모습이었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아침부터 모델하우스 밖에서 20∼30분씩 대기하고, 청약 상담을 하는 데도 30분∼1시간씩 기다렸다.
방문객들은 분양권 전매 여부와 강화되는 대출 규제로 인해 중도금, 잔금 대출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문의했다.
상계동에 사는 주부 임모(47)씨는 "실수요자여서 분양권 전매 여부는 상관이 없는데 대출은 신경이 쓰인다"며 "자영업을 하고 있어서 추후 잔금 전환시점에 소득 증빙이 가능할지 따져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가 금지돼 투자 수요가 청약을 받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예상외로 많은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청약률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흥건설이 서울시 구로구 항동에 짓는 '구로 항동지구 중흥 S-클래스'의 견본주택에는 이날 오후 2시까지 약 5천명이 찾았다.
견본주택 개관 한 시간 전부터 줄을 서기 시작하는 등 수요자들이 몰렸고, 내부에서도 유닛을 보기 위해 또다시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단지가 들어서는 구로 항동지구는 서울에서 보기 드문 공공택지여서 분양권 전매 금지와 강화된 대출 규제가 적용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았다. 회사 측은 14일 하루에만 약 8천명의 고객이 방문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건설이 고양시 지축 공공택지에 분양하는 '지축역 반도유보라' 아파트 견본주택에도 방문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개관 1시간 30분 전인 9시부터 관람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해 모델하우스 밖으로 300m가 넘는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반도건설은 이날 오전에만 1천500명 정도가 방문했고 오늘 하루 동안 5천명 정도가 다녀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공공주택지구 내 100% 청약가점제로 분양하는 아파트여서 가점제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고 대출 규제로 인해 DTI 한도를 걱정하는 수요자도 눈에 띈다"며 "다만 수도권에 남아 있는 공공택지 중 입지여건이 좋아서 분양에는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이 의정부 장암동에 선보인 '장암더샵' 아파트에는 주로 실수요자들이 모델하우스를 찾았다.
회사 관계자는 "의정부 장암동 일대에서는 15년 만에 분양하는 아파트"라며 "분양권 전매제한이 6개월로 짧고 상계동과 가까워 의정부시와 서울 노원구 일대 주민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6·19 대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분양권 전매 제한이 시행되지 않는 부산 지역의 모델하우스에는 여전히 투자 수요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삼호[001880]가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서 분양하는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의 견본주택에는 오후 2시까지 5천여명이 다녀가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견본주택에는 개관 한 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건물을 한바퀴 돌 정도로 대기 인파가 몰렸고,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내내 200~300m 줄이 형성됐다. 회사 측은 이날 하루 1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권 거래를 하려는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도 대거 몰려들어 예비 청약자를 대상으로 호객행위를 하는 모습들도 눈에 띄었다.
회사 관계자는 "부산은 아직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 투자수요가 많아 보인다"며 "방문객은 주로 40대지만 20∼30대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롯데건설이 강원도 원주시 원주기업도시 5·6블록에서 1천160가구 규모로 분양하는 '원주 롯데캐슬 골드파크'의 견본주택에는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몰려 오후 2시 현재 2천여명이 다녀갔다.
특히 이 단지는 분양권 전매제한이 없으면서도 청약 자격만 갖추면 거주제한 없이 1순위로 청약할 수 있는 이른바 '전국구 청약지'여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원주 롯데캐슬 1·2차가 이미 전 주택형 당해지역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록하며 단기간 완판되는 등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어서, 이번에도 분양 시작 전부터 고객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부안군 부안읍에 공급되는 '부안라온프라이빗'의 견본주택에도 오늘 하루 약 3천500명의 고객이 방문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안 라온프라이빗'은 부안군 내 민간아파트 중 최고층, 최대 규모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다.
분양 관계자는 "부안에서 4년 만에 첫 분양이라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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