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이지후 "7년 전 연장전 패배 이제는 이겨냈다"

입력 2017-07-14 16:25  

여자골프 이지후 "7년 전 연장전 패배 이제는 이겨냈다"

카이도오픈 첫날 보기없이 버디만 5개




(사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지난 2010년 당시 국가대표 상비군이던 대전체고 2학년생 이은주는 한국 여자골프 최고 대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0년 시즌에 전성기를 누리던 양수진(26)과 3차까지 이어진 연장 접전 끝에 무릎을 꿇었다.

남들은 "이렇게 큰 대회에서 고등학교 2학년생이 2등을 한 게 어디냐. 정말 장하다"고 칭찬했지만, 이은주는 생각이 달랐다.

패배자라는 낙인이 찍혔다고 생각한 이은주는 커다란 좌절감과 실망감에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전인지(23), 김효주(21) 등과 함께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는 등 촉망받던 기대주였던 이은주는 2013년 프로 전향 이후 3부투어와 2부투어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6년 시드전에서 23위에 올라 올해 처음 정규 투어에 올라온 이은주는 지난 9일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7년 전 연장전 패배 때와 달랐다. 긴 슬럼프의 끝이 보였다고 그는 생각했다. 이제는 투어 대회에서 우승을 다툴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달라진 건 마음가짐 뿐 아니다. 그는 이제 이은주라는 이름 대신 이지후(24)로 불린다. 길고 어두웠던 슬럼프 기간에 이름마저 바꾸며 부활을 꿈꿨다.

14일 경남 사천 서경타니 골프장 백호·주작 코스(파72·6천414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카이도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골라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이지후는 "내 골프 인생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날 무결점 플레이를 펼친 이지후는 "좁고 어려운 코스에서 치른 금호타이어 오픈을 겪고 와서 그런지 코스가 쉽게 느껴졌다"고 웃었다.

이지후는 "7년 전 연장전 패배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잘한 것이었는데 당시는 큰 상처를 받았다"면서 "그때 이후 샷은 엉망이 됐다. 차라리 골프를 그만두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나온 원동력은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친지의 격려와 응원이었다는 이지후는 "요즘은 슬럼프를 일찍 겪은 게 차라리 약이 되리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또래들과 비교하면 한참 늦은 나이에 정규 투어에 올라왔지만, 이지후는 "늦었다는 생각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이지후는 "당장은 내년 시드를 지키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메이저대회를 제패하는 게 목표"라면서 "그리고 언젠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진출해 거기서도 메이저대회 우승을 하고 싶다"고 원대한 꿈을 밝혔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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