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리거 vs 메이웨더, 막장으로 치닫는 미디어 투어

입력 2017-07-14 16:36  

맥그리거 vs 메이웨더, 막장으로 치닫는 미디어 투어

맥그리거, 흑인 비하 지적에 "하반신은 나도 흑인"

저급한 욕설과 어이없는 돈 자랑…'삼류 드라마' 홍보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소재 고갈로 인해 점점 막장으로 치닫는 삼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격투기 최강자' 코너 맥그리거(29·아일랜드)와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의 프로모션 투어가 길을 잃고 있다.

둘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캐나다 토론토를 거쳐 1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주 브루클린의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팬들과 언론 앞에 섰다.

오는 8월 2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슈퍼웰터급(69.85㎏) 12라운드 복싱 경기를 치르는 둘은 현재 3개국 4개 도시(로스앤젤레스·토론토·뉴욕·런던)를 도는 프로모션 투어 중이다.

주요 도시를 돌며 흥행 열기를 고조시켜 최소 500달러(57만원)인 입장권 티켓을 한 장이라도 더 팔고, 89.95달러(약 10만원)에 이르는 유료 시청 서비스(PPV)를 한 건이라도 더 늘리려는 심산이겠지만 이들은 투어를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잠재적인 구매자를 잃고 있다.

이미 로스앤젤레스와 토론토에서 한바탕 독설을 쏟아낸 둘은 창의적인 도발이나 관중들을 열광시킬 아이디어가 바닥난 듯 보였다. 인종차별적인 발언들과 식상한 욕설들에 2만여 뉴욕 관중들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야후스포츠는 "둘은 이날 보여준 저급한 모습들로 인해 앞서 로스앤젤레스, 토론토 투어로 얻었던 팬들을 모두 잃어야 했다"고 비꼬았다.

예정된 시간보다 90분이나 늦게 행사장에 도착한 맥그리거는 지난 두 번의 무대에서 선보인 정장을 벗어 던지고, 밍크코트와 꽃무늬 팬츠를 입고 등장했다.

맥그리거는 앞선 미디어 투어에서 흑인 복서인 메이웨더를 '보이(boy)'라고 부른 것에 대해 해명에 나섰지만, 오히려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낙인을 더욱 짙게 만들었을 뿐이었다.

'보이'는 인종차별이 온존할 때 흑인을 모욕적으로 부르던 호칭으로 현재 미국에서는 금기어 중 하나다. 맥그리거는 한 토크쇼에서는 메이웨더를 '춤추는 원숭이'라고 언급했다.

맥그리거는 "많은 미디어에서 내가 흑인을 비하했다고 지적하는데, 혹시 그걸 알고 있나? 사실 나도 절반은 흑인이다. 배 아래로 하반신이 흑인이다. 나의 아름다운 흑인은 여성 팬들을 위한 것"이라며 마치 성행위를 연상시키듯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이어 등장한 메이웨더는 아일랜드 국기를 바닥에 집어 던진 뒤 맥그리거에게 다가가 "이 계집은 한 번 포기했고, 두 번 포기했다. 그런데 벌써 세 번이나 졌지?"라며 신경을 자극했다.

맥그리거가 23차례의 격투기 전적 중 3차례 서브미션패를 당한 점을 조롱한 것이다. 메이웨더는 "진짜 파이터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만 거듭해서 외쳤다.

메이웨더는 특유의 돈자랑을 잊지 않았다. 가방에서 1달러 지폐를 한 뭉치 꺼내 뿌리기 시작했다. 돈다발이 비처럼 떨어져 내렸지만, 객석의 반응은 심드렁했다. 오디오 사정까지 좋지 않아 둘이 하는 말은 거의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였다.

맥그리거는 관중석에 있는 몇몇 여성을 메이웨더의 팬으로 지레짐작하고는 "너는 더 나은 사람을 만날 가치가 있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둘은 로스앤젤레스와 토론토에서 써먹었던 소재를 또다시 우려먹었다"라며 "오늘 투어를 지켜본 모든 사람은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비꼬았다.

둘의 미디어 투어는 15일 영국 런던에서 마무리된다. 티켓 판매는 25일부터 시작된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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