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의회 몽골 방문 '잡음'…원도심 통합 등 현안 '나 몰라라'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중구의회 위원들이 원도심 통합 찬반 논란 등 지역 현안을 뒤로하고 해외연수를 추진해 빈축을 사고 있다.
부산 중구의회는 17일부터 21일까지 4박 5일간 몽골로 공무국외연수를 떠난다고 15일 밝혔다.
구의원들은 연수 기간에 울란바토르시 관광청, 재몽골 한인회, 몽골 날라이흐시청·의회, 항일애국지사 이태준 열사 기념공원 등을 공식 방문한다.
하지만 공식 일정 외에는 몽골 라마 불교의 총 본산인 간등사원, 자연사 박물관, 유네스코 유산인 테를지 국립공원 등 몽골 주요 관광지나 유적지를 방문하는 외유성 일정이 대부분이다.
이번 연수에는 의원 7명 가운데 김병현 비례의원과 행정자치부에 원도심 통합 반대 의견을 전달하러 가는 김시형 부의장을 제외한 5명이 의회사무국 직원 2명과 함께 참여한다.
해외연수 비용은 1천550만원이다.
이를 두고 구청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중·동·서·영도구의 원도심 4개 구 통합을 두고 중구 주민이 본격적으로 반대운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주민을 대표하는 구의원이 해외연수를 가는 것이 시기적으로 적절하냐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무더운 여름에 주민들은 거리에 나가 원도심 통합 반대를 외치는데 머리를 맞대야 할 구의원들이 5일이나 구청을 비우는 것은 문제"라며 "해외연수를 반대하지 않지만, 꼭 지금 가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구에서는 14일 청소노동자 등 중구청 계약직 공무원 50여 명이 원도심 통합 반대집회를 연 데 이어 15일에도 중구민 1천여 명이 광복로에서 대규모 반대집회를 연다.
이에 대해 최진봉 중구의회 의장은 "의회 차원에서 원도심 통합 저지 위원회를 구성하고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원도심 통합 반대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등 본연의 임무를 다한 뒤 떠나는 해외연수라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 원도심을 통합한다는 목표를 세운 부산시는 최근 중구민 통합반대추진협의회 주요인사를 만나 설득작업을 벌이고 원도심 통합에 따른 인센티브를 행정자치부에 요청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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