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아하는 非한국인 환영" 美 시카고 커뮤니티 '미트업'

입력 2017-07-16 10:30  

"한국 좋아하는 非한국인 환영" 美 시카고 커뮤니티 '미트업'

회원 1천874명 온·오프라인서 왕성한 활동…"한국 홍보의 구심점"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미국 시카고에는 한국을 좋아하는 현지인들의 모임인 '시카고 코리안 랭귀지 미트업 그룹'(Chicago Korean Language Meet up Group·이하 미트업)이 있다.

한국을 여행하고 돌아간 대니얼 리처드슨 씨가 2006년 9월 온라인 공간(www.meetup.com/korean-138)을 만들고, 인종·민족·성별·나이에 상관없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아 설립한 커뮤니티다.

16일 현재 이 사이트에서는 1천874명의 회원이 한국어를 비롯해 한국문화·음식·K팝·영화·역사·예술 등 한국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를 폭넓게 공유하고 있다. 회원은 대부분 외국인이며, 일부 한인들이 한국 관련 행사를 알려주기 위해 참여하고 있을 뿐이다.




총책임자인 세리 린틀 모렌(여, 한국명 김민화) 씨는 '비공식 한국홍보대사'를 자처한다. 설립자인 리처드슨 씨가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면서 자리를 대신한 그는 다른 19명의 간부과 함께 사이트를 운영한다. 이 사이트에는 K-팝, 한식 시식 등 과거 행사 글이 1천140건, 예정된 행사는 21건이 게재돼 있다.

미트업은 현지 동포 언론에도 여러차례 소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미트업은 각종 한국 관련 소식을 총영사관이나 한인 단체들에 문의해 파악하고 나머지는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 사이트에 올린다. 새로운 행사나 소식이 있으면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알리고 참여를 독려한다. 시카고 한류 행사에 유독 외국인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미트업은 또 자체적으로 한국어 수업을 운영하고 한국영화가 상영될 때 함께 관람도 한다. 극장에 한국영화가 걸리지 않으면 '한류 해피 아워'라는 이벤트를 열어 한자리에서 보기도 한다.

오프라인 모임도 활발하다고 한다. 항상 한국식당이나 노래방 등에서 모임을 하고, 연장자가 소주를 권하면 두 손으로 받는 문화를 따라하며, 사람 이름 뒤에는 '씨'를 붙여 호칭하는 경우도 많다.

운영비는 회원들이 내는 기부금과 스폰서 온라인 기프트샵(http://www.cafepress.com/giftsofkorea)을 통해 태극기 티셔츠, 한국어를 새긴 컵, 무궁화 목걸이 등을 판매해 조달한다. 멤버십은 무료지만 모임마다 활동비나 식비를 본인이 부담한다.

모렌 씨는 이모가 한국 아이를 입양하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으며, 1995년 한국에 대한 궁금증을 풀려고 영어교사로 대전을 다녀갔다. 당시 공중목욕탕 체험과 회·장어구이·떡볶이 등 한국 음식이 지금도 생각난다고 말한다.

그는 "당시 한국문화를 더 많은 사람과 함께 즐기고 나누는 일을 제 사명처럼 받아들였다"며 "지금까지 22년 동안 주변에 끊임없이 한국문화를 알렸다"고 소개했다.

모렌 씨가 미트업의 존재를 안 것은 지난 2009년. 1년 만에 부책임자 자리까지 올랐으며, 박사과정을 밟으려 떠난 디트로이트에서도 똑같은 활동을 하는 그룹(Metro Detroit Korean Meet up Group)을 만들어 활동했다.

지금은 시카고로 돌아와 논문을 쓰고 있는 그는 미국의 비(非) 한국인들이 왜 K-팝과 드라마 등 한류에 열광하는지를 분석하고 그들의 소비패턴을 연구한 내용을 논문에 담을 계획이다.

동포신문들은 "11년째 활동하는 이 그룹이 한류를 넘어 한반도 이슈를 다루고, 화장품·휴대폰 등을 구매할 때도 한국 브랜드만을 선호하는 등 전방위로 한국을 홍보하고 전파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렌 씨는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 한국의 매력에 빠진 많은 사람과 열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오늘도 저를 더 기쁘게 하는 원동력"이라며 말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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