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레저 vs 물놀이 해석 '분분'…단속방법 없어 속수무책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전신 수영복과 오리발, 스노클링 등을 착용한 바다수영 동호인들이 수영금지구역을 벗어나 먼바다까지 수영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15일 해운대구청에 따르면 바다수영 동호인들은 매일 오전 5시부터 오전 8시 사이에 해운대해수욕장 조선호텔 앞바다에서 입수한 뒤 수영을 즐긴다.
주말에는 전국에서 몰려온 바다수영 동호인들이 100∼200명씩 단체로 출발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이들이 수영금지구역을 벗어나 먼바다 방향으로 나갔다가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바다수영 동호인들은 해운대 미포항을 입출항하는 어선의 통항로나 해운대해수욕장∼오륙도 구간을 운행하는 유람선 운항구간까지 드나들고 있다.
김희권 미포어촌계장은 "새벽에 출항한 어민들이 조업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바다수영을 하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며 "수차례 해운대구와 해경에 어선 통항로에 수영금지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지난해 7월 해양수산부에 바다수영을 수상레저안전법상 수상레저 활동으로 볼 것인지, 해수욕장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는 물놀이로 볼 것인지 유권해석을 내려달라고 했으나 아직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은 개장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물놀이를 할 수 있고 일정 구간 이내로 수상레저기구는 들어올 수 없다.
바다수영이 수상레저 활동으로 해석되면 수상레저 활동 시간과 구역을 별도로 지정해 운영해야 한다.
반면, 물놀이로 해석되면 해수욕장 개장 기간에는 지정된 시간과 구역에서만 수영해야 하고, 이를 벗어나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는 바다수영에 관한 정확한 지침이 없어 강제적인 규제나 단속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해운대구는 재난안전관리기본법을 적용해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 어선 통항로와 여객선 운항노선 주변을 위험구역으로 정하고, 현재 공사 중인 잠재 조형물 안쪽으로만 바다수영을 허용하는 방안을 해경과 협의하고 있다.
바다수영 동호인들은 해운대해수욕장 앞바다에 위험구역을 설정하는 방안에 대해 뚜렷한 의견은 나타내지 않고 있다.
한 바다수영 동호인은 "해운대해수욕장은 국내 대표적인 피서지고 접근하기도 편리해 바다수영을 즐기는 사람에게 인기가 높은 곳"이라며 "바다수영을 하기 전에 목표를 정하기 때문에 해변에서 멀리 떨어진 등대까지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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