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장 후속인사 촉각…금융권 대대적 지각변동 불가피

입력 2017-07-16 06:13  

금융위원장 후속인사 촉각…금융권 대대적 지각변동 불가피

금감원장·수출입은행장·산업은행 회장·한국거래소 이사장 등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 율 홍정규 기자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청문회를 거쳐 빠르면 18일 임명되면 그동안 밀려있던 금융권 후속 인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리더십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금융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장 구조조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하는 수출입은행장이 공석이 되면서 후속 인사가 시급한 가운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사무처장, 금융감독원장도 변동이 예상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대표적 금융권 친박 인사로 꼽히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수개월째 공석인 수협은행장과 서울보증보험 사장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오는 17일 청문회를 통과하면, 빠르면 18일 임명될 전망이다.

최 후보자의 후임 수출입은행장 후보로는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행정고시 27회),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행정고시 29회), 임승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행정고시 23회) 등이 거론된다.

수출입은행장은 기획재정부 장관의 제청에 의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수출입은행은 조선·해운업종의 부실채권을 올해 1분기 현재 4.36%나 보유하는 등 3.44%를 보유한 산업은행과 함께 구조조정을 이끌어야 하는 자리다.





차관급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막강 1급'인 금융위 사무처장도 어떻게 채워질지 관심이다.

금융위 부위원장에는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행정고시 30회)과 김광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행정고시 27회)이 거론된다.

금감원장에는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과 김광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이 재차 거론되는 가운데,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하나금융지주 사장을 지낸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이사 등 민간 출신의 기용설도 힘을 얻고 있다.

민간에서 후보자들이 난립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진웅섭 현 금감원장의 임기는 11월까지다.

금융위 사무처장에는 손병두 금융위 상임위원(행정고시 33회)과 유광열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행정고시 29회), 정완규 금융정보분석원장(행정고시 34회) 등이 거론된다.




대표적 금융권 친박 인사면서 금융위의 경영평가를 받는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금융위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시절 KEB하나은행 인사 개입에 대해 검찰이 본격 재수사에 나서면서 정 이사장이 조만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시민단체인 금융정의연대와 참여연대는 지난달 15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청와대 인사 청탁에 따라 KEB하나은행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정 이사장을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거래소 이사장은 사외이사 5명, 금융투자협회 추천 2명, 주권상장법인 대표 2명 등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주주총회에서 선임하게 돼 있다.다만, 거래소는 금융위의 경영평가를 받으며, 금융위는 거래소 이사장이 직무수행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선임된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이사장을 지낸 영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교수를 지내는 등 금융권 내 대표적 'TK(대구·경북) 친박 인사'로 분류돼왔다.

지난해 2월 취임해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대표적 국책은행 회장으로서 앞장서 국정과제를 수행하기에는 부적합해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이 밖에 금융위원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공석 상태가 장기간 지속된 금융 공공기관의 인선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와 수협은행 주식 100%를 소유한 수협중앙회가 인선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석 달 가까이 공석이다.

이원태 전 수협은행장의 후임자를 정하기 위해 기획재정부 장관·금융위원장·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추천한 3명과 수협중앙회장이 추천한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 행장 추천위원회가 12차례나 열렸지만, 의견을 모으지 못했다.

정부 측 위원은 이원태 전 행장을, 수협중앙회 측 위원은 수협 출신인 강명석 수협은행 상임감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 정관은 행장 추천위원 5명 중 4명 이상의 찬성으로 은행장 최종후보자를 선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수협은행보다 수장 공백기가 더 길다. 지난 3월 6일 이후 넉 달 넘게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보증의 차기 사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자격요건을 만들어 후보자 공개모집과 검증과정을 거쳐 내정자를 정한다.

임추위는 사외이사 4명, 비상임이사 1명 등 서울보증의 이사회 멤버로 구성된다.

예금보험공사가 서울보증의 지분 94%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 아직 내정자 선임 절차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밖에 주요 금융 공공기관 중에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의 임기가 10월까지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로 아직 좀 남아 있다.

장남식 손보협회장 임기는 내달 종료되고, 하영구 은행연합회장(11월)과 이수창 생보협회장(12월)도 연내 임기가 만료된다.

지난 정부에서는 주요 금융협회장에 모두 민간 출신 인사가 맡았는데, 이번에도 민간 출신이 회장직을 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협회의 2인자인 부회장 또는 전무 자리가 빈 곳도 있다. 여신금융협회 부회장과 저축은행중앙회 전무 자리가 공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들 자리에 이번에도 이른바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지 주목하고 있다.

yulsid@yna.co.kr

zhe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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