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때가 좋았던' 美국무 "정부기관은 잘 조율된 조직 아냐"

입력 2017-07-15 00:43  

CEO 때가 좋았던' 美국무 "정부기관은 잘 조율된 조직 아냐"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자신의 공직 업무에 대한 '회의'와 '불만'을 이례적으로 표출했다.

1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와 의회 전문지 더 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전날 중동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전용기 안에서 풀기자단에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시절과 외교 총사령탑으로서 지금의 상황을 비교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오른 틸러슨 장관은 엑손모빌에 41년간 몸담은 인물로, 예상을 깨고 트럼프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깜짝 발탁됐다.






틸러슨 장관은 "엑손모빌의 CEO는 내가 최종적인 의사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많이 다르다"면서 "삶이 훨씬 편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당신이 그것을 소유하고 있고, 당신이 직접 결정을 내린다"면서 "나는 내 주변에 매우 많은 다른 조직들이 있었다. 내가 평생을 보낸 그 조직에서 사람들은 나를 잘 알았고, 그들은 자신들이 뭘 하게 되는지를 알았다"고 회고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우리는 매우 오래되고 잘 규율된 절차와 의사결정 구조가 있었다. 그런 것들은 매우 효과적인 방식으로 아주 많은 것들을 성취하게 해 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조직은) 크지만 잘 규율된 조직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결정은 분열적이고, 때때로 사람들은 결정을 내리길 원치 않는다"면서 "정부기관 간의 조정은 어려운 일"이라고도 토로했다.

털러슨 장관의 이 같은 언급은 자신의 소신과 국무장관으로의 입장 사이의 갈등, 그리고 권부인 백악관과의 물밑 갈등에 대한 복잡한 심경의 일단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정책 측면에서 보면 틸러슨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반대한 대표적 인물로, 여전히 기후변화를 인정하는 그는 지난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정 탈퇴 기자회견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백악관과의 갈등과 관련해선 트럼프 정부가 이미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면서 국무부의 예산과 조직을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혀 조직이 안 그래도 위축된 상황에서 백악관 참모들이 국무부 고위직 인선안에 잇따라 제동을 걸어 틸러슨 장관이 지난달 분노를 표출한 적이 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sim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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