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요청에 시카고 청소년법정 "혐의 중대" 미결구금명령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용돈으로 마리화나를 사서 피우고, 경찰에 총을 쏜 12세 소년에게 법원은 어느만큼 관용을 베풀 수 있을까.
1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이날 시카고 청소년 법정에서 경찰 총격 혐의를 받는 12세 갱조직원의 보석 여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간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미성년자 보호법에 따라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소년은 지난달 5일 오후 8시께 시카고 서부 우범지역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 2명에게 수차례 총을 쏜 혐의로 체포·기소돼 즉심에서 미결구금 명령을 받았다.
검찰은 소년이 또다른 10대 2명(17세)과 함께 훔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접근, 차에서 급하게 내려 경찰관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 뒤 다시 차를 타고 달아났다고 밝혔다.
다행히 경찰은 몸을 피해 부상을 면했고, 뒤따라가 차를 세우고 3명의 소년을 체포했다.
경찰은 이들의 차에서 권총 2자루와 마약 의심 물질이 담긴 봉투 15개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검찰은 현장 동영상과 총기발사 증거물질, 소년의 진술 등을 제시했으나 범행 동기는 밝히지 못했다.
이날 심리에서 변호인은 소년이 초등학교 6학년 밖에 되지 않았고, 범죄 기록이 없는 점 등을 들며 보석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위치추적 전자 발찌를 착용하고 집에 머물면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며 선처를 당부했다.
하지만 검찰은 소년이 시카고 서부의 악명높은 길거리 갱단 '포 코너 허슬러'(Four Corner Hustler)의 조직원이고, 시카고 시의 청소년 통금시간 조례를 어겼으며, 학교에서 여러문제로 수차례 정학을 당했다면서 "혐의에 대한 최종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풀어줄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했다.
검찰은 소년이 10세 때부터 용돈으로 마리화나를 사 피웠다면서 "심지어 어느날은 마리화나의 영향으로 눈이 충혈된 채 귀가해 자신의 어머니도 알아보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결국 심리를 주재한 메리앤 잭슨 판사는 "소년의 혐의가 중대하고 심각하다"면서 변호인의 보석 요청을 기각했다.
그는 소년에게 "구금기간 태도를 주의깊게 관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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