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올스타' 이정후 "승용차 받으면 제가 타야죠"

입력 2017-07-15 15:02  

'최연소 올스타' 이정후 "승용차 받으면 제가 타야죠"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게 야구 하셨는지 알겠다"



(대구=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참가에 의의를 두지만, 친구들은 열심히 해서 한 번 도전해보라고 하네요."

'최연소 올스타'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가 내친김에 '미스터 올스타(MVP)'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정후는 15일 KBO리그 올스타전을 앞두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면허는 이미 땄다. 지금 제가 차가 없으니 MVP가 되면 제가 타겠습니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날 미스터 올스타에게는 KIA 차 '스팅어'가 부상으로 돌아간다.

전반기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에서 '넥센 외야수 이정후'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넥센이 2017시즌 1차 지명으로 이정후를 선택하자 사람들은 '아버지 이종범'을 먼저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그러나 전반기 타율 0.327(315타수 103안타), 2홈런, 31타점 65득점으로 맹활약해 단숨에 주전 선수로 자리 잡았다.

팬들은 고졸 신인이 프로에 뛰어들자마자 '물 만난 고기'처럼 활약하는 데 열광했다. 덕분에 이정후는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나눔 올스타 외야수 한 자리를 차지했다.

만 18세 10개월 7일로 이날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이정후는 최연소 베스트 기록도 경신한다. 종전 기록은 2009년 안치홍(KIA)이 남긴 19세 23일이다.

이정후는 "신인으로 영광스러운 자리에 나설 수 있어 팬들께 감사드린다. 감독님, 코치님이 기회를 주신 덕분에 프로에서 뛸 수 있었다. 좋은 말씀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다. 다들 도와주신 덕"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정후가 '선수'로 출전하는 올스타전은 올해가 처음이지만, '아들'로는 이미 그라운드를 밟은 기억이 있다.

이정후는 2009년 광주 무등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선수로 출전한 아버지와 함께했다.

그때를 떠올리며 이정후는 "아버지가 뛰는 모습 보면서 나중에 저도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학창시절 열심히 운동했다"고 말했다.

정작 이종범은 아들의 첫 올스타전 나들이를 TV로 지켜볼 예정이라고 한다. 이정후는 "오늘 부모님이 안 오신다더라. 아버지는 '다치지 말고 재미있게 하라'는 말씀만 하셨다"며 아쉬워했다.

전날 이승엽은 이정후에게 "아버지를 뛰어넘는 훌륭한 선수가 되라"고 덕담했다.

이정후는 "대선배님께서 그런 말씀 해주셔서 영광이다. 딱 (시즌) 절반 뛰니 '아버지가 힘든 길 걸어가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배님 말씀처럼 더 발전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당차게 포부를 밝혔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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