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잃은 류샤 안전·건강 우려도 증폭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국제사회가 타계한 중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에게 외국에서 살 수 있는 이주의 자유를 달라고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10년부터 가택연금 상태였던 류샤는 지난달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된 남편과 다시 만났다. 그는 류샤오보 사망 이후에는 며칠간 외부와 연락이 끊긴 채 우울증이 심각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류샤오보 부부는 유럽이나 미국 등 외국으로 이주를 희망했으며, 류샤는 독일로 이주하고 싶다는 뜻을 베이징(北京) 주재 독일 대사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벨상을 주관하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남편의 비극적인 죽음을 겪은 류샤의 상황을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 당국이 류샤에게 가한 모든 제한을 없애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류샤가 중국을 떠나기를 원할 경우 그렇게 할 기회를 거부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류샤오보 타계 직후 낸 성명에서 "류샤의 희망에 따라 그를 가택연금 상태에서 풀어주고 중국을 떠나도록 해 줄 것을 중국 정부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류샤의 출국이 허용될지를 묻는 질문에 그의 근황을 밝히지는 않고 "중국 공민의 출입경은 법률에 따라 처리될 것"이라고만 말했다.
미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류샤를 지지하는 많은 이들은 중국 정부가 류샤가 세계적인 인권 운동 상징으로 떠오를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류샤오보 부부와 친분이 깊은 중국 반체제 인사 후자(胡佳)는 "지난 8년간 류샤오보의 생각을 알았던 사람은 소수지만, 류샤는 알았고 부부는 마지막 순간에 대화를 나눴다"고 CNN에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당국이 류샤오보의 마지막 말이 알려지고 퍼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류샤의 건강과 안전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아버지 사망, 올해 4월 어머니 사망을 겪은 류샤가 이번에 남편까지 잃어 극심한 좌절감에 빠져있을 것이라고 지인들은 전했다.
류샤오보의 국제 변호사 재리드 겐서는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류샤의 건강과 안녕이 매우 걱정된다"며 류샤가 "이 악몽을 탈출"하도록 국제사회의 압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