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대하는 외국정상들의 새원칙 "화려한 의전과 립서비스"

입력 2017-07-15 16:41  

트럼프를 대하는 외국정상들의 새원칙 "화려한 의전과 립서비스"

CNN "각국이 아첨으로 실리 챙길때 미국이 얻는 이익은?" 문제제기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외교적으로 도발적인 언행을 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려한 의전으로 자신을 맞은 상대국에는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1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부터 벌여온 외교 행보를 언급하면서 "일부 세계 지도자들은 트럼프에게 영향을 주는 최고의 방법은 그를 비난하거나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 그를 추켜세우고 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든 것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초청으로 13일부터 1박 2일간 이뤄진 프랑스 파리 방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첫날 에펠탑 2층에 자리해 프랑스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최고급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쥘 베른'에 트럼프 대통령 부부를 초대했다.

이에 앞서 두 정상은 전날 나폴레옹 묘역이 있는 파리의 군사기념시설 '앵발리드'를 방문했다. 이들은 다음 날에는 파리에서 양국 군이 참여한 대규모 열병식을 함께 관람하며 오랜 동맹관계를 과시했다.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와 보호무역 기조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는 분위기와는 달리 프랑스가 환대를 한 것이다.

두 정상은 서로 등을 두드리거나 눈을 마주치며 웃는 등 친밀감을 과시했다.

서구사회와 멀어지고 있는 미국을 끌어안으면서 자신의 '중재' 리더십을 부각시키려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도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두 정상이 열병식을 관람하면서 머리를 맞대고 깊은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서도 상당히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살만 사우디 국왕은 문자 그대로 트럼프 대통령 앞에 '레드 카펫'을 깔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형 이미지 빔을 숙소인 호텔 외벽에 투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압둘아지즈 국왕 훈장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왕국 환영연회에서는 사우디 전통 칼춤에 맞춰 몸을 흔들며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살만 국왕에게 "우리가 사우디에 도착한 순간부터 보여준 놀라운 환대와 장대함은 어떤 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우디 방문 기간 총 3천500억 달러(396조7천억 원) 규모의 방위협력과 투자협약 등을 체결했고, 사우디는 이후 카타르와의 단교 사태를 주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재임 시 미국과 이란 간의 화해 기류를 바라보며 사우디가 조바심을 내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에 미국을 방문해 금도금된 골프채를 선물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애를 썼다.

이후 이어진 두 정상 간의 첫 회담에서는 일본의 방위비 분담금 상향에 대한 미국 측의 요구가 나오지 않았다.

다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하고 무역 역조에 대해 날을 세워온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오는 9월 4번째 연임이 달린 총선을 앞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우호적인 여론을 의식한 측면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호 증진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지난 조기총선 참패로 국정운영 동력이 약화하면서 반(反)트럼프 정서를 의식해 당초 연내에 추진하기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런던 방문을 내년으로 연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외교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국의 의전에 영향을 받아 너무 쉽게 외교적인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우려도 보내고 있다.

CNN은 각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려한 의전과 립서비스로 실리를 챙기는 가운데, 미국은 얻는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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