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원유·천연가스 수출로 조성된 국부펀드(국가발전기금·NDFI)의 인출·지출을 지금처럼 제한하지 말고 정부가 이를 필요한 곳에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유가가 높았을 때 NDFI에 돈을 넣고 경기가 어려울 때는 이를 인출해 정부가 쓸 수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례없는 저유가 위기로 이란을 포함한 모든 산유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불경기에 NDFI를 사회 기반시설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란 의회는 올해 회계연도(2017년 3월부터 1년)에 이란 국영석유회사의 원유·천연가스 수출금액의 30%를 NDFI에 예치해야 한다는 안을 가결했다. 이는 지난해 20%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유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그만큼 이란 정부가 쓸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든 것이다.
이란 정부는 재정적자(작년 76억 달러)를 메우고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NDFI를 더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의회는 23억 달러만 인출하는 수정안을 통과했다. 이 가운데 50% 이상은 국방 부문에 지출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현재 NDFI의 규모는 910억 달러 정도다. 이는 수천억 달려 규모로 알려진 걸프 지역 산유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부펀드에 한참 못 미친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통령에 취임한 2013년 8월 이후 저유가를 무릅쓰고 지금까지 NDFI에 400억 달러를 저축했다면서 이전 보수 정부의 집권기(2005∼2013년)는 고유가 시절이었는데도 NDFI에 두드러진 이득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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