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酸) 공격당한 배달기사 "얼굴에 불이 났다…헬멧이 날 살려"

입력 2017-07-15 21:45  

산(酸) 공격당한 배달기사 "얼굴에 불이 났다…헬멧이 날 살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모페드(모터 달린 자전거)를 몰고 가다 산(酸) 테러를 당한 자베드 후세인(32) 씨는 "얼굴에 불이 난 것 같았다"고 끔찍한 순간을 회고했다.

세 자녀를 둔 가장으로, 음식배달앱 우버 잇(Uber Eats)의 배달기사인 후세인 씨는 귀갓길이던 13일 밤 10시25분께 영국 런던 동부 해크니가(街)에서 신호 대기 중에 또 다른 모페드에 탄 15세와 16세 등 10대 두 명으로부터 얼굴에 산성 물질을 끼얹는 공격을 당했다.

후세인 씨는 "처음엔 그게 산(酸)인지 몰랐다. 갑자기 얼굴이 타기 시작했다. 다시 뿌리려 하는 것 같아서 모페드에서 뛰어내려 뒤에 서 있던 차 뒤로 숨었다"고 했다.

그는 10대들이 자신이 몰던 모페드를 끌고 달아난 뒤 신호 대기 중이던 앞에 있던 차들로 뛰어가 창문을 두드리고 도움을 호소했다면서 "도와달라고, 물을 달라고 소리쳤는데 아무도 창문을 열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한 택시기사가 내려 얼굴에 물을 뿌려주고 한 행인이 인근 상점에서 물을 사서 와 계속 뿌려줬다면서 물을 뿌리지 않을 땐 얼굴이 다시 타는 것 같았다고 몸서리쳤다.

그는 "헬멧이 나를 살렸다"고도 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그는 입술에 화상을 입은 것으로 진단됐다. 그는 병원에서 본 다른 피해자들의 얼굴은 "완전히 타들어갔다"면서 "그래도 나는 행운"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용의자 10대 2명은 이후 1시간여 동안 모페드를 몰던 이들을 상대로 4차례 더 같은 공격을 가했다. 후세인 씨를 포함해 5명이 다친 가운데 1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모페드를 뺐으려고 노상 강도질에 산성 물질을 흉기로 쓴 것이다. 경찰은 이들 두 명을 강도와 상해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런던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런던에서 산(酸)이나 다른 독성물질이 이용됐거나 이를 이용해 위협한 공격이 2015년 261건에서 2016년 458건으로 급증했다. 이중 3분의1은 노상강도 사건이었다.

이번 사건은 영국에서, 특히 수도 런던에서 급증한 산(酸) 등 독성물질 공격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켜 독성물질 판매 규제와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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