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자유도 위협받고 있다" 우려 고조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지난 13일 타계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를 추모하는 홍콩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16일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홍콩 시민 수천 명은 홍콩 섬 상업지구부터 홍콩 중국연락사무소까지 고인을 추모하는 도심 촛불 행진을 했다. 일부 시민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홍콩 시민들은 그동안 류샤오보를 기억하고 지지하는 집회를 열어왔으나 그의 장례가 치러진 후 열린 이 날 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다양한 연령대의 집회 참가자들이 흰 국화를 들고 중국 연락사무소 앞에 설치된 임시 추모소에 찾아와 류샤오보에게 애도를 표했다.
류샤오보를 존경해 집회에 참가하려고 싱가포르에서 왔다는 스티븐 웡(45) 씨는 "류샤오보는 특히 내 세대에 젊은이들을 일깨운 훌륭한 학자"라며 "그는 우리가 중국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다"고 AFP에 전했다.
류샤오보 사망 이틀만인 이날 그의 유해는 화장 후 바다에 뿌려져 지지자들은 류샤오보에게 조의를 표할 공간을 잃었다.

특히 최근 홍콩에 대한 중국의 간섭이 점점 심해지는 상황에서 열린 이번 추모 집회에서는 중국이 반자치 도시인 홍콩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서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의원 4명이 지난 14일 자격을 박탈당하면서 중국이 홍콩 사법권과 입법권에 개입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위태롭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 집회 참가자는 "애국은 조국이 진보하기를 바라는 것인데 류샤오보는 조국에 충성했다는 이유로 이런 대우를 받았다"면서 이제 홍콩의 자유도 위기에 처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1997년 7월 1일 홍콩 주권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후 홍콩은 '일국양제(一國兩制'로 중국과 공존해왔다.
홍콩은 그동안 중국 본토와는 다른 수준의 자유를 보장받았으나 최근 들어 정치, 언론,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의 간섭이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집회 참가자 중에는 중국 지도부의 내막을 폭로하는 출판물을 팔았다가 2015년 중국 당국에 강제 구금된 홍콩 출판업자 람윙키(林榮基) 코즈웨이베이 서점장도 있었다.
람웡키는 AFP 인터뷰에서 "류샤오보 별세 소식에 슬펐으나 홍콩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보면 비관적이지만 눈앞의 일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ric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