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소상공인 "지나치다, 불만"…근로자 "당연하다, 환영"
"영세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 필요하다" 양측 모두 공감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2018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상승한 7천530원으로 15일 확정되면서 중소기업 사용자들과 소상공인들은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결정"이라며 반발했다.
IT계열 중소기업 대표인 A씨는 "다 죽으라는 것"이라며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아 매출은 늘지 않는데 지출만 계속 늘어 어떻게 하라는건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최저임금이 인상돼야 한다는 방향성 자체에는 동의하지만 기업 경쟁력을 해치지 않고 비즈니스 생태계를 보전하는 범위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는 방안도 정부가 함께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황모(36)씨는 "너무하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는 "지금은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한 명을 줄이고 나와 아내가 좀 더 고생하는 수밖에 없다"며 "이미 인건비 등 지출이 감당이 안 돼 편의점을 두 개 운영하다가 하나를 접었는데 그냥 다 접고 다른 일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황씨는 "최저임금이 있어도 어차피 우리 지역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가 힘들어 시급을 좀 더 주고 있다"며 "대학가 등 번화가는 최저임금보다 덜 줘도 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장사가 안되는 외진 곳일수록 인건비도 더 많이 나가니 자영업자들끼리도 격차가 벌어진다"고 덧붙였다.
반면 근로자들은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한 당연한 결정"이라며 내년도 최저임금이 7천530원으로 결정된 것을 크게 반겼다.
서울 한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김모(61)씨는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리려면 내년에 7천530원까지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며 "지금은 16.4%가 크게 느껴질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1천원이 약간 넘는 수준이니 지금의 적은 시급을 생각하면 당연히 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경영주들은 남는 이익을 절대로 자발적으로 근로자들과 공유하지 않으니 법적으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며 "힘든 자영업자들도 많은 만큼 모두가 잘살 수 있으려면 이들을 지원하는 정책을 최저임금과 별개로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한 편의점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안모(61)씨는 "최저임금은 노동자가 생계를 꾸릴 수 있을 수준이 돼야 한다"며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도 대부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들은 최저임금도 못 받는다"며 "지금 정부에서 얘기하는 최저임금에는 주휴 수당 등이 포함돼 있는데 주는 곳이 거의 없어 손에 쥐는 것이 더 적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영세 자영업자의 경우 인건비가 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사장보다 아르바이트생들이 돈을 더 많이 가져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정부가 자금을 지원해주거나 임대료를 보전해주는 등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amj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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