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복심' 양정철 "자리 탐하고 권력 취하면 벌 받을 것"

입력 2017-07-16 11:47  

文대통령 '복심' 양정철 "자리 탐하고 권력 취하면 벌 받을 것"

일시 귀국해 靑 참모들에 "정말 잘해줘야 한다" 신신당부

"국민이 만든 권력…두려운 마음으로 일하면 국민이 성공시켜 줄 것"

'文대통령께 인사라도' 권유에 "그조차 그분께 부담" 사양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최근 "우리가 권력을 잡은 게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 주신 것"이라며 "자리를 탐하거나 권력에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벌을 받을 것"이라고 청와대 참모들에게 신신당부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새 정부 성공을 위해 문 대통령의 만류에도 백의종군의 길을 택하며 정권 출범과 동시에 뉴질랜드로 떠난 양 전 비서관은 이달 초 아들의 입대 문제 등 집안일을 돌보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 그는 오는 22일 다시 출국길에 오른다.

양 전 비서관은 이 기간에 청와대 핵심 참모들과 잇따라 만나 이 같은 당부를 했다고 양 전 비서관을 만났던 복수의 참모들이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정권교체에 힘을 보탠 청와대 참모들에게 "정말 잘 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그는 "두렵고 무거운 마음으로 일하면 성공한 정부는 우리가 아니라 국민이 만들어 주실 것"이라며 '헌신과 절제'를 당부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보름 만인 지난 5월 25일 급하게 출국하면서 인사도 제대로 나주지 못한 채 헤어진 청와대 핵심 참모진과 만나 "다들 사심 없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게 느껴진다"며 각별한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청와대를 잘 이끌어줘 정말 고맙다"며 진심 어린 인사를 했다고 한다.

임 실장과 양 전 비서관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부실장을 나란히 맡아 '찰떡 호흡'을 과시한 바 있다.

양 전 비서관은 특히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방미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같은 순방 강행군 등 대선 이후 최근까지 하루도 여유 없이 일하는 것 같은데 참모들이 여유와 휴식을 억지로라도 권해드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문 대통령과는 전혀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는 게 이들 참모의 공통된 전언이다.

잠시나마 귀국한 김에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에게 인사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들 참모의 권유에 양 전 비서관은 "그조차 그분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며 "적절하지 않다"고 극구 사양했다고 한다.

대신 문 대통령의 측근 참모들을 만나 그간의 소회를 나누고, 대선을 도왔던 인사 중 문 대통령이 미처 못 챙긴 이들을 만나 위로와 감사 인사를 했다.

양 전 비서관은 출국 이후 뉴질랜드에 있는 친지 집에서 지내왔다. 특히 현지에서도 교민들을 일절 만나지 않고 공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걷기와 사색·독서로 모처럼의 재충전과 성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 편안하다는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나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걱정하는 참모들과 지인들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5월 서둘러 출국하느라 주변 정리를 제대로 못 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짐을 챙기는 등 차분하게 해외 생활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기약 없이 떠돌고 기약 없이 나가 있는 게 여러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제 유랑생활'이 짧지만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하지만 양 전 비서관의 희망과 무관하게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으로서 현 정부에서의 역할론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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