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9번서 맹타…다저스·KIA 고공비행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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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올해 KBO리그에선 KIA 타이거즈가, 미국프로야구에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그야말로 잘 나간다.
2위 NC 다이노스를 8경기 차로 밀어내고 3개월 이상 선두를 질주하는 KIA는 한국시리즈 직행 가능성을 높여가고 있다.
다저스도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보다 9.5경기나 앞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달리며 43년 만에 시즌 100승 돌파에 도전한다.
선두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팀들의 원동력은 어느 나라 건 비슷하다.
선발투수진이 탄탄하고, 확실한 4번 타자와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새 얼굴이 있다.
16일 현재 홈런 26개를 쳐 리그 홈런 공동 1위에 오른 다저스 4번 타자 코디 벨린저는 팀 분위기를 바꾼 새내기이자 입지를 굳힌 새 '해결사'다.
KIA 타선의 중심을 잡은 새 클러치히터는 몸값 100억원의 사나이 최형우, 새 활력소는 선발진을 두껍게 한 임기영으로 볼 수 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을 찾자면 '공포의 끝번 타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야시엘 푸이그(27)와 김선빈(28)은 각각 팀의 8번, 9번 타자로 출전해 팀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내셔널리그에선 투수가 주로 9번 타순에 등장하므로 야수의 끝번은 8번이다.
지난달부터 8번 타순에 본격적으로 똬리를 튼 푸이그는 8번 타자로만 나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 11개를 터뜨렸다.
벨린저에 이어 팀 내 홈런 2위(18개)인 푸이그가 8번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모양새다.
지역 일간지 데일리뉴스에 따르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언젠가 푸이그를 중심 타자로 기용해야겠지만, 지금 당장 그럴 이유가 없다"며 푸이그가 8번에서 낸 성적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로버츠 감독은 "주로 투수 타석 앞에 등장하는 8번 타자는 상대 팀 투수가 나와 대결할지, 나를 거를지 알 수 없기에 안타를 치기 어렵다"면서 "푸이그와 같은 위협적인 타자가 8번에 있으면 경기를 풀어가기가 한결 수월하다"고 덧붙였다.
타격 기복이 심한 푸이그를 8번에 앉힌 로버츠 감독의 전략은 선수와 팀 모두를 위한 '신의 한 수'가 됐다.
체력 소모가 극심한 유격수 김선빈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그를 9번에 기용한 김기태 KIA 감독의 작전도 대성공을 거뒀다.
하위 타순과 상위 타순의 연결 고리로 9번 타자의 가치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김선빈은 전반기 전체 타격 1위(타율 0.380)에 오른 '공포의 9번 타자'가 됐다.
팀 사정에 따라 2번, 3번, 6∼8번을 치기도 했지만, 김선빈은 9번 타자로 가장 많은 160타석에 들어서 타율 0.390, 장타율 0486을 기록하며 팀 대량득점의 주인공이자 징검다리 노릇을 톡톡히 했다.
KIA가 팀 득점 1위(587점), 팀 득점권 타율 1위(0.345)를 달리는 배경에 상태 투수가 절대 쉬어갈 수 없는 '4번 같은 9번' 김선빈이 있다는 데 이견은 거의 없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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