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SM C&C에 650억원 증자해 2대 주주로…SM, 아이리버에 400억 증자
1위 사업자 간 인프라 공유로 주목…"AI 기반 콘텐츠 선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가 미래 콘텐츠 사업을 위해 손을 잡았다. 계열사의 지분을 상호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 등 ICT(정보통신기술)를 결합한 차세대 콘텐츠 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골자다.
SK텔레콤은 자사 기술에 SM의 한류 콘텐츠를 실어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SM엔터테인먼트는 SK그룹의 광고 역량을 자사 매니지먼트에 결합해 글로벌 에이전시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1위 이동통신사와 1위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만남이란 점에서 향후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주목된다.
SK텔레콤은 17일 음향기기 계열사 아이리버와 SM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제작사 SM C&C(컬처앤콘텐츠)에 각각 250억원과 650억원을 유상증자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SM엔터테인먼트도 계열사와 함께 아이리버와 SM C&C에 각각 400억원과 73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아울러 SM C&C는 콘텐츠 제작 사업 확대와 소속 연예인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자사 소속인 강호동, 신동엽, 전현무, 이수근을 상대로 총 77억의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이번 증자로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각각 SM C&C와 아이리버의 2대 주주가 된다.
아이리버와 SM C&C는 유상증자 후 증자대금을 활용한 인수 합병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시너지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이리버는 SM 계열사인 SM MC(Mobile Communications)을 합병하는 한편 SM LDC(Life Design Co.)를 300억원에 인수해 K팝 팬을 대상으로 콘텐츠 기반의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작년 출범한 SM MC는 SK텔레콤이 46%, SM엔터테인먼트가 54%의 지분을 보유한 모바일 콘텐츠 제작사이며, SM LDC는 일본에서 스타 관련 제품(머천다이징)을 파는 SM엔터의 계열사다.
아이리버와 SM MC의 합병 비율은 1대 1.6041745이며, 합병법인의 최종 지분율은 SK텔레콤이 46%, SM엔터테인먼트 계열이 20.6%가 된다.
SM C&C도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플래닛의 광고 사업을 인수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인수 대금은 660억원이다.
SK플래닛의 광고사업 부문은 물적 분할돼 SM C&C의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물적분할 후 SM C&C의 최종 지분율은 SM엔터테인먼트 계열이 32.8%, SK텔레콤이 23.4%이다.
아이리버와 SM C&C의 인수합병은 8월 주주총회를 거쳐 10월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건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의 1호 인수합병으로 주목받는다.
한국이동통신, 하이닉스반도체 인수 등을 통해 그룹 내 M&A 전문가로 꼽혀온 박 사장은 올 초 취임 후 이번 인수합병을 의욕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은 박 사장이 그동안 강조해온 '개방과 협력을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의 결과물이라는 게 사내 안팎의 평가다.
일방적인 인수가 아닌 계열사를 통한 교차 투자 방식을 택한 점도 '혼자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평소 지론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SM과 협력해 ICT와 콘텐츠의 결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아이리버의 제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류 연예 콘텐츠에서 파생하는 사업 기회를 포착할 계획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SK플래닛 광고 사업의 경쟁력을 자사의 콘텐츠와 결합해 일본 최대의 종합 광고대행사 덴츠(Dentsu)를 벤치마킹한 광고 사업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SM C&C는 중국과 동남아 광고 시장 진출을 타진하며, 장기적으로 콘텐츠와 셀러브리티가 함께하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SM의 이수만 회장은 "AI 시대에 셀러브리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핵심 경쟁력은 셀러브리티 콘텐츠와의 융합으로 인한 창조에 있으며, 셀러브리티 및 AI 비즈니스를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SM엔터테인먼트는 향후에도 양사의 사업 인프라를 공유하며 시너지를 모색하기로 했다.
이날 오후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SK플래닛 서성원 사장,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 김영민 총괄사장, 한세민 대표는 삼성동 SM엔터테인먼트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
okk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