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날조된 혐의로 억류…즉각 석방해야" 반발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미국 프린스턴대 소속 대학원생이 이란에서 미국을 위한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체포돼 10년형을 선고받았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린스턴대에서 역사를 전공하는 중국계 미국인 대학원생 시웨 왕(37) 씨는 지난해 이란에서 박사 논문을 위한 연구를 하던 중 사라졌다. 그가 체포됐다는 소문만 무성하다가 이날 이란 당국이 처음으로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이란 사법부의 골람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차석 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름과 국적은 공개하지 않은 채 "미국의 잠입자" 한 명이 기소됐으며, 이 사람이 "스파이 활동에 연루돼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그는 미국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있었다"며 최종 판결이 내려지면 이 사람의 의도와 활동을 자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통신은 체포된 미국인 이름이 시웨 왕이라고 밝히며 그가 미국·영국 정보기관과 "거미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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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턴대 대변인 대니얼 데이도 이란에서 체포된 남성이 "우리 학생이 맞다"며 체포 사실을 확인했다. 학교 측은 그동안 조용히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고 레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프린스턴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왕씨는 19세기와 20세기 초 유라시아 역사를 연구하는 박사과정 4년 차 학생으로, 이란에서 카자르 왕조 연구를 하다가 지난해 여름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
대학 측은 "왕씨가 체포된 이후 대학은 그의 가족, 미국 정부, 개인 변호사 등과 함께 석방을 위해 노력했다"며 "우리는 학문적 활동과 연계된 그의 기소와 유죄 선고로 상당한 고통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NYT는 이란계 미국인을 비롯한 많은 미국인이 이란에서 비슷한 혐의로 체포돼 수감됐다면서 이번 사건 역시 양국 관계를 악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내 "이란 정권이 계속 미국인과 다른 외국인들을 날조된 국가안보 관련 혐의로 억류한다"며 "우리는 이란에 부당하게 억류된 모든 미국인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이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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