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선포 중인 계엄령의 연장 여부를 이번 주 결정한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반군이 계속 활개를 치고 있어 계엄령 연장에 무게가 실려있다.
17일 GMA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필리핀 국토 면적의 3분 1가량을 차지하는 인구 약 2천만 명의 민다나오 섬에 발동한 계엄령이 오는 22일 만료된다.
필리핀 헌법상 계엄령 기간은 처음에 60일로 제한돼 있으며 이를 연장하려면 의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
상원과 하원 모두 IS 추종반군 토벌을 내세운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이미 압도적으로 지지했고 대법원도 합헌이라고 결정한 만큼 연장의 법적 걸림돌은 없는 상황이다.
현지 여론조사업체 SWS가 지난달 23∼26일 성인 1천2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57%가 계엄령을 지지했다.
델핀 로렌자나 국방부 장관은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계엄령에 대한 군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지만, 연장과 종료 가운데 어느 쪽을 건의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판탈레온 알바레스 하원의장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추가로 5년간 발동하기를 원한다고 말하자 군은 너무 길다는 반응을 보였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군과 경찰이 모든 사람이 안전하고 괜찮다고 할 때 계엄령을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마라위 시 상황이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며 군과 경찰이 계엄령 연장 건의 쪽으로 기울었다고 밝혔다.
민다나오 섬 마라위 시에서 계엄령 선포 이후 정부군과 IS 추종반군의 교전으로 지금까지 5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인명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다나오 섬 인근 술루 주에서는 또 다른 IS 추종반군인 아부사야프가 지난 15일 한 학교의 건설근로자 5명을 납치했다.
16일에는 술루 주의 한 교도소에서 아부사야프 대원을 포함한 수감자 14명이 탈출했으며 이 중 3명이 군경의 추격 과정에서 사살되고 1명이 붙잡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런 IS 세력 소탕을 명분으로 계엄령을 연장할 가능성이 크지만 인권 침해와 강권 통치에 대한 야권과 인권단체의 우려도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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