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마주 앉는다면 상호관심사 허심탄회 논의할 수 있어"
"北반응에 일희일비 않고 끈기있게 노력할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백나리 기자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17일 우리 정부의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 제의에 대한 북측의 긍정적인 호응을 촉구했다.
조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이 마주 앉는다면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측의 긍정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하고 과거 남북이 합의한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선언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또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대북제안에 대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이날 두 회담을 제안했다면서 "이 두 가지 사안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은 21일, 추석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적 현안 해결을 위한 적십자회담은 다음 달 1일에 각각 개최하자고 북한에 제의했다.
조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은 어떤 정치적 고려보다도 우선돼야 한다"면서 "남북의 많은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생전에 한 번만이라도 가족을 만나고 성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이어 "남북 군사당국이 대화를 통해 군사분계선 일대의 우발적 충돌 위험을 제거하고 긴장상태를 완화해 나가는 것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을 시 대책에 대해선 "북한의 호응 가능성을 따지기보다는 사안 자체가 갖고 있는 시급성을 판단해 취한 조치"라며 "북한의 반응을 지켜봐야겠지만 (북의) 반응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고 끈기있게 우리 제안들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북핵문제에 진전이 없음에도 회담을 제안한 데 대해 "초기적 단계의 남북관계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조치"라며 "본격적인 남북 당국 간 대화는 북한의 비핵화 문제 등에 대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지켜보면서, 상황변화를 지켜보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와 함께 "남북 간 긴장완화와 현안 문제를 협의해 나가기 위해서는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 및 서해 군 통신선이 조속히 정상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북측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해 2월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 이후 모든 남북 간 통신 채널을 단절한 상태로, 정부는 군사회담에 대해선 군 통신선을 통해, 적십자회담에 대해선 판문점 남북 적십자 연락사무소를 통해 각각 회신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장관은 "정부는 한반도 문제의 직접 당사자인 남북이 서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를 주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한반도 평화와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 간 대화와 협력은 북핵문제 해결에 기여하고 남북관계와 북핵문제의 상호 선순환적 진전을 촉진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베를린 구상을 통해 분명히 밝힌 바와 같이 우리는 북한에 대해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의 붕괴나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과 전쟁 위협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가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일관된 목표"라고 거듭 밝혔다.
또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북한과 보다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고자 한다"고 북한의 호응을 촉구했다.
한편 조 장관은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의 조건으로 밝혀온 탈북 여종업원 12명 송환 문제를 다시 제기할 때의 대응방안에 대해선 "북측의 반응을 봐가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고, 군사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문제도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오늘 제의에 들어가 있는 내용(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행위 중지) 정도로 이해해달라"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또 북한이 군사회담에 호응하지 않더라도 선제적으로 오는 27일을 기해 대북 확성기 방송 등을 중지하거나 8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의 강도를 조절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구체적으로 검토하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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