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의제' 두고 학생·학교 견해차 여전…오는 20일 징계위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서울대 시흥캠퍼스 관련 문제 해결과 신뢰회복을 위한 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오는 18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서울대 관계자는 "18일 오전 10시 교내 호암교수회관에서 학생과 대학본부, 교수단체 대표들이 참여하는 협의회의 첫 회의가 열린다"고 17일 밝혔다. 상견례를 겸한 첫 회의에서는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대한 경과보고와 핵심의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학생과 학교 측은 앞서 11일 협의회를 발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학생들은 14일 행정관(본관) 점거 농성을 75일 만에 풀고 대화에 나섰지만, 협의회가 원만한 합의를 해낼지는 의문이다.
양측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은 협의회 구성을 위한 사전면담에서도 협의회의 성격과 핵심의제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학생들은 협의회를 시흥캠퍼스 문제를 원점 재검토하는 조사위원회의 성격으로 보았지만, 학교 측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의 방향성을 논의하고 향후 계획을 수립하는 기관으로 봤다.
결국 양측은 협의회의 '핵심의제'를 다룬 합의문에 '협의회는 시흥캠퍼스 사업과 관련해 사업 추진 경과와 주요 내용을 검토하고 논의한다'는 문구를 넣는 선에서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합의문에 등장하는 '검토'의 의미를 두고 양측의 해석은 엇갈린다. 학생들은 여전히 '검토'를 통해 시흥캠퍼스 사업을 백지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교 측은 '검토'를 통해 사업의 방향성을 점검할 수 있지만,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학생들은 협의회에 참여하는 한편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의 문제점을 알리는 선전전에 집중할 전망이다.
학생들은 오는 19일 오후 7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시흥캠퍼스 문제는 서울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대학 적폐 1호'임을 알리고 정부가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대화로 시흥캠퍼스 문제를 풀어가기로 했음에도 외부 집회를 열어 '철회' 운운하는 것은 합의문 정신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사업의 문제점을 공론화해 철회를 끌어낸다는 계획이지만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일반 학생들의 무관심이 넘어야 할 산이다. 여름방학을 맞아 인원마저 줄어 투쟁 동력도 약화한 상태다. 협의회 운영이 한 달로 예정돼 방학 기간 내 종료된다는 점도 학생들에게 불리하다.
오는 20일 열리는 징계위원회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징계위는 학생들의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의결을 강행할 계획이다. 징계 수위에 따라 협의회 운영이 파행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