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 내한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울라 울라∼울라 울라"
인기 애니메이션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가 올해로 25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해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습격!!외계인 덩덩이'가 오는 20일 국내 개봉한다.
개봉에 앞서 이 작품을 연출한 일본의 하시모토 마사카즈 감독(42)이 17일 내한했다.
이날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난 하시모토 감독은 "짱구는 제게 히어로와 같은 캐릭터"라며 "짱구는 특별한 능력은 없지만, 모든 사람이 해줬으면 하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내가 하고 싶지만 하지 못했던 것을 짱구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짱구는 1992년 TV 시리즈로 방영된 뒤 1993년에 첫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액션가면 VS 그레그레 마왕'이 나왔다. 이후 지금까지 총 25편의 극장판이 제작됐다.
하시모토 감독은 짱구 시리즈 가운데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엄청 맛있어! B급 음식 서바이벌!'(2013),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나의 이사 이야기 선인장 대습격'(2015)을 연출했다. '…선인장 대습격'은 일본에서 짱구 시리즈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일본영화 비평가 대상과 애니메이션 부문 감독상을 받았다.
하시모토 감독이 연출한 25주년 기념작은 외계인 '덩덩이'에게 '꼬마꼬마 파워'를 맞아 어린이가 돼버린 짱구의 엄마, 아빠가 다시 어른으로 돌아가기 위해 짱구와 함께 덩덩이의 아빠를 찾아 모험에 나서는 여정을 그렸다.
하시모토 감독은 엉덩이 모습을 닮은 외계인 덩덩이 캐릭터에 대해 "디자인 담당자에게 너무 귀엽게 만들지 말라고 부탁했다"면서 "겉모습이 아니라 성격이나 캐릭터를 좋아하도록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짱구'는 일본의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국민적 캐릭터다. 국내에서도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시모토 감독은 성인들이 짱구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어른이 돼서도 자유롭고 멋대로 살 수 없는데, 짱구는 자유분방하고 멋대로 사는 캐릭터여서 보상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일각에서는 말을 듣지 않는 짱구 모습 때문에 어린이에게 교육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짱구'는 일본에서도 '부모가 아이에게 보여주기 싫은 영화 1위'로 꼽히기도 했죠. 하지만 부모가 보여주고 싶은 것과 아이들이 보고 싶은 것은 다릅니다.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저질스럽고, 유치할지 모르지만, 예의 바르고 말 잘 듣는 모습은 진짜 아이의 모습이 아닙니다. 어른들이 좋아하는 아이일 뿐이죠. 저는 활동적이면서도 때로는 해서는 안 되는 일도 하는, 아이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내고 싶었습니다."
하시모토 감독은 신작에 대해 "변함없이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짱구답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도 25주년을 그냥 넘기기 서운해 24편의 전작들에서 나왔던 캐릭터들을 조금씩 삽입했다"고 소개했다.
극 중 덩덩이를 보면 '학원에 다니거나 뭔가 바쁜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는 질문에 "일본 역시 교육열이 높아 이를 의식하고 반영해서 만들었다"면서 "아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혼자만의 시간, 생각하는 시간이 중요하다. 부모가 생각하는 자유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자유 시간, 혼자 상상하고 공상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시모토 감독은 한국어 더빙판에 대해 "영화 속 목소리와 연기가 일본판과 매우 닮았다"면서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비슷해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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