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우리신앙이 상당한 압박받았다"…中당국, 선교단속 강화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전쟁으로 인한 파괴가 외부인들이 뉴스에서 읽은 것만큼 심하지 않아요. 실제 여기가 더 안전하게 느껴져요."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근거지와 인접한 이라크 북부에서 선교와 봉사 활동을 하는 중국인 선교사 마이클(25·가명)은 "여기 삶을 정상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가 중국 지하교회에서 상근직으로 일할 때 이라크보다 훨씬 위험했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1년 전 같은 중국인 크리스티(23·가명)와 결혼하고서 이라크로 생활 터전을 옮겼다는 마이클은 17일 보도된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이클 부부는 중국인이지만, 실명이 공개되면 본인들은 물론 가족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익명을 요구했다.
이들 부부는 한때 IS 영토였던 지역에서 60㎞ 떨어진 이라크 북부 수용소에서 IS 박해를 피해 탈출한 이라크 소수부족 야지디족 난민을 위해 자원봉사하고 있다. 대부분 고아나 한부모 가정에 속한 현지 어린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친다. 이들 중국인 선교사 부부는 단순히 신앙에 이끌려 이라크를 신혼여행지로 찾았고, 이제는 신혼생활 거처로 선택했으며 이라크에서 거주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마이클은 그러면서 "중국에서 우리의 신앙이 상당히 압박을 받았다"며 "신앙이 어렵게 얻어지면 더 진정성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선 영국인 선교사 허드슨 테일러가 1854년 선교활동을 시작해 많은 기독교계 학교와 자선기관 등을 설립됐다. 그러나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1949년 이후 외국의 선교사 등은 모두 추방됐다.
중국에는 당국의 통제를 받는 관제 삼자(三自)교회가 있고, 자생적으로 지하교회인 '가정교회'가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가정교회는 물론 신자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탄압해왔다. 특히 중국에선 선교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중국 개신교 신자가 2014년 기준 전체 기독교 신자 2천800명 중 82%인 2천300만 명으로 집계됐지만, 개신교 신자가 7천만∼1억 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마이클은 지난 5월 파키스탄에서 중국인 선교사 리신헝(李欣恒·24)와 멍리쓰(孟麗思·26·여)가 살해된 데 대해 매우 슬픈 일이라면서, 그러나 그 사건은 자신의 신앙을 다른 이에게 강요하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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