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성 인사 피해' 주장 공무원 "불러주는 대로 감사보고서 작성"
우병우 측 "특감반 조사, 강제수사권 없어…비위 있어 조사한 것"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부당한 지시로 좌천성 인사를 당한 인물로 알려진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이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특감반)에서 강압적인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과장 백모씨는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3시간 조사를 받으면서 '이 부분을 인정하라'며 불러주는 대로 (감사보고서를) 썼다"고 말했다.
백씨는 특감반 조사를 받으면서 오간 문답을 기록한 감사보고서를 확인한 뒤 서명한 이유를 "특감반의 수법"이라며 "그렇게 안 쓰면 죽을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또 "동의하지 않았는데도 특감반 직원들이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도 말했다. 그는 당시 부당한 몸수색을 당했다고 박영수 특검팀에서 진술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백씨는 문체부 감사담당관으로 일하던 2015년 10월 민정수석실이 '찍어내기 감사'를 지시한 공무원 2명에게 큰 징계 사유가 없다고 보고 '경고'와 '업무 배제'를 결정했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해왔다.
백씨는 특검 조사에서 "아무리 검토해도 (해당 공무원들이) 징계할 만한 사유가 없어 민정수석실에 사실대로 보고했더니 '그러면 안 된다', '어떻게든 징계 방법을 찾지 않으면 과장님(백씨)이 위험해진다'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반면 우 전 수석 측은 백씨에게 실제 감찰 대상이 될 만한 비위가 있었으며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었다고 맞섰다.
변호인은 특감반 조사 결과 백씨가 문체부 소관 사단법인장과 골프를 치거나 관련 기관으로부터 공연 표 등을 요구해 받아낸 사실이 드러났다며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감사담당관으로서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감반은 (조사받는 사람의) 동의가 없으면 휴대전화 등을 임의로 가져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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