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방북 당시 발언 논란…동료 활동가들 "문재인 정부, 입국 허용해야"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2015년 북한을 방문하고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어왔던 여성 평화운동가 크리스틴 안(안은희)의 입국을 한국 정부가 불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안 씨는 지난 13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중국으로 가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비행기에 타려고 했으나, '외교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돼 탑승이 거부된다는 말을 들었다.
안 씨는 어쩔 수 없이 상하이행 직항 비행기를 이용해 중국으로 가야 했다.
한국 법무부는 NYT에 안 씨가 국익과 공공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 안 씨의 입국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이에 대북 강경정책을 펼쳤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여성 평화운동가들이 남북 DMZ를 걸어서 건너는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 행사를 추진했다는 이유로 자신을 블랙리스트에 넣은 것이 아니냐고 의심했다.
2015년 5월 미국의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매과이어 등 WCD 대표단 30여 명은 평양을 방문해 북측 여성들과 국제평화토론회, 여성대행진 등의 행사를 한 후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한으로 넘어왔다.
안 씨의 입국불허에는 2015년 방북 당시 그가 한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당시 WCD 대표단의 김일성 주석 생가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안 씨가 김일성 주석이 "겨레와 인류를 위해 쌓은 수많은 업적 중 특기할 업적은 일제를 때려 부수고 조국을 해방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안 씨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북한 기자가 자신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씨는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를 위해 활동한 사람들의 입국을 불허한다면 이는 어두운 시대의 유산을 남겨놓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자신의 입국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다.
안 씨의 동료인 스타이넘과 매과이어는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에 서한을 보내 안 씨의 입국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안 씨의 동료 활동가들은 서울에서 휴전 상태인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낼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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