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신체·건강 상태 떨어져…휴식 시간 제대로 보장 안 돼
매년 광주 시내버스 교통사고 1천건, 인명피해 200명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시민의 발'인 광주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 열악한 근무환경에 내몰리면서 시민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고령화로 신체·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휴식 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면서 사고 위험도 커졌기 때문이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6월 기준 광주 시내버스 기사는 2천363명이다. 평균 연령은 53.4세이며 50세 이상이 68.6%(1천622명)로 가장 많았다.
종일 운전석에 앉아 있고 운동량도 부족해 체중은 일반인보다 1.2∼3㎏ 더 무거웠고, 체지방률은 3.7∼8% 더 높았다.
근력과 근지구력, 심폐지구력을 비롯해 유연성, 민첩성, 순발력도 일반인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시내버스 기사들의 신체·건강 상태가 떨어지는 것은 고령 기사의 증가, 과도한 근무시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로 인해 시내버스 교통사고도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광주에서 발생한 시내버스 교통사고는 총 1천21건(대인 647건·대물 374건)으로 집계됐다.
2014년 953건, 2015년 1천33건으로 매년 시내버스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1천여 건에 달한다.
운행하는 버스 대수가 998대인 점을 감안하면 1년에 한 번꼴로 사고가 난 셈이다.
올해 상반기 시내버스 교통사고로 2명이 숨지고 84명이 다쳤다. 2015년 217명이 다쳤고, 2016년 4명이 숨지고 195명이 다치는 등 매년 200명가량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주로 운전자 과실이 대부분인데, 이처럼 과실로 인한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배차시간을 맞추려 무리하게 운행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사들의 근무여건도 열악하기만 하다.
현재 광주 시내버스 기사의 40%가량이 비정규직으로 정규직에 비해 낮은 급여, 수당을 받고 있고 근무시간도 1일 2교대인 정규직과 달리 격일제 근무를 하고 있다.
오전 3시 출근해 자정이 넘어 퇴근하고, 식사 시간도 거의 없어 기·종점에서 도시락으로 때우기 일쑤다.
2월 시내버스 노선 개편으로 4개 노선이 늘었는데 증차는 이뤄지지 않으면서 휴식 시간도 1시간에서 20∼30분으로 줄었다는 게 기사들의 설명이다.
광주 시내버스 노조 관계자는 "운행거리가 늘어나고 배차시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증차가 이뤄져야 하는데 증차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기사들이 쉴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다"면서 "광주시가 재정지원금을 늘리지 않는 방안에서 시민 편의를 증진하려다 보니 기사 처우는 열악해졌다"고 지적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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