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지난해 9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선물용 난(蘭)을 포함한 화훼류 거래량이 4.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도내 화훼농가의 어려움이 심각하다고 보고 조만간 화훼 소비 확대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18일 도에 따르면 aT화훼공판장을 통해 조사한 결과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지난달 말까지 화훼류 거래물량과 거래금액은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1%와 4.6% 줄었다.
장미, 국화, 카네이션과 같이 꽃이나 잎을 잘라 판매하는 절화류의 경우 거래금액은 2.7% 늘었지만, 거래물량은 3.5% 줄었다.
하지만 난 등 화분에서 키워 판매하는 분화류는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14.5%와 5.9% 모두 감소했다.
특히 인사철 선물용으로 많이 거래되던 난류의 경우 거래금액과 거래량이 무려 24.9%, 13.1%씩 준 것으로 나타났다.
소매시장의 화훼류 거래금액 감소 폭은 이보다 더 컸다.
도가 전국에 1천200여개 회원 업체를 두고 있는 한국화원협회를 통해 파악할 결과 2015년 10월 1일∼2016년 4월 30일에 비해 2016년 10월 1일∼올 4월 30일 화원들의 화훼류 거래금액이 28.2% 감소했다.
꽃다발 및 꽃바구니가 22.1%, 근조·축하화환이 24.4%, 분화류(난류, 관엽류)가 33.7% 줄었다.
도는 난을 중심으로 한 이같은 화훼류 거래 감소가 청탁금지법 이후 공공기관이나 지자체, 각급 학교 등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선물 받는 것 자체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편 도내 화훼류의 수출도 2015년 735t에서 지난해 604t으로 17.8%(131t)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는 국내 거래 침체와 수출 부진으로 도내 화훼업계가 큰 위기를 맞았다고 보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조만간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도는 우선 꽃 직거래장터 운영, 각 로컬푸드 직매장 내 화훼 판매코너 개설, 시설원예 현대화 지원, 꽃 생활화 캠페인 강화, 학교 등의 꽃밭 조성 등을 검토 중이다.
도내에는 현재 고양과 과천, 용인 등을 중심으로 2천500여 농가가 1천90여㏊의 면적에 화훼를 재배 중이다.
2015년 기준 생산량은 3억6천460만본, 생산액은 2천847억원이었다.
도 관계자는 "한국화원협회 자체 조사 결과 청탁금지법 시행 후 매출 감소로 협회 회원 업소의 12%가량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생존 위협을 받는 도내 화훼농가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조만간 만들어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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