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건설사들 BNK주식 대량 매수 경위놓고 법정 공방

입력 2017-07-18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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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건설사들 BNK주식 대량 매수 경위놓고 법정 공방

업체 대표 "BNK 측 권유받았지만 주식 매입은 스스로 결정"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은행 측의 권유를 받고 BNK금융지주 주식을 단기간에 사들인 부산 유력 건설업체 대표들이 "주식 매입 권유를 받은 건 맞지만, 매수 시기와 수량 가격 등은 스스로 결정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18일 오후 부산지법 형사합의6부(재판장 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성세환(65) BNK 금융지주 회장의 공판에는 부산 중견 건설업체 대표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성 회장은 170억원대 자사 주식 시세조종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석에는 부산지검 특수부 검사 4명이, 변호인석에는 서울에 있는 법무법인 2곳의 변호사 6명이 나와 이들 건설업체의 BNK 주식 매입경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BNK금융지주가 2015년 11월 7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주가가 급락하자 성 회장이 "거래기업을 동원해 주식을 매수하도록 해 주가를 부양하라"고 지시했고 부산은행 지점장들이 거래업체에 주식 매입을 권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건설사 대표가 부산은행 측의 권유나 무리한 부탁을 받고 주식발행가액 산정 기간(지난해 1월 6일∼8일)에 대량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반면 변호인 측은 "부산은행 주가가 떨어져 가격 메리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을 뿐이고 주식 매입 수량과 가격, 시기는 건설사 측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맞섰다.

증인으로 나온 A건설 김모 회장은 지난해 1월 8일 BNK 주식 30여만 주(30억원 상당)를 매수한 것은 맞지만 부산은행 측의 압박이나 강요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30억원을 기부하려고 이전부터 부산은행 측에 주식 매입을 부탁해둔 상황이었는데 지난해 1월 초 부산은행에서 BNK 주식 매입 적기라고 알려와 30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했다고 말했다.




검찰 측은 "주식발행가액 산정 기간 마지막 날 단 하루 만에 투자 위험이 큰 주식을 30억원어치나 사들인 것은 이례적"이라며 "부산은행이 거래관계에 있는 업체를 동원해 주식을 매입하도록 해 급락한 BNK 금융지주 주가를 부양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증인인 B건설 김모 대표는 부산은행의 권유를 받고 지난해 1월 7일∼8일 BNK금융지주 주식 38만 주를 산 것은 맞지만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판단했고 부산은행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부산 주요 건설사 14곳이 단 며칠 사이에 우연히 수십억원씩 BNK금융지주 주식을 사들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주식 매입을 거절했을 때 주거래은행인 부산은행과의 관계 악화에 따른 대출제한 등을 걱정해 주식을 억지로 산 것"이라고 반박했다.

osh998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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