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포르투갈 산림 거대한 불쏘시개로…대도시도 위협(종합)

입력 2017-07-18 21:33  

이탈리아·포르투갈 산림 거대한 불쏘시개로…대도시도 위협(종합)

고온건조한 기후에 지중해 바람까지…농경지·산림 불쏘시개 변모

나폴리서 1명 사망…포르투갈 산간, 화재로 64명 숨진 지 한달 만에 또 화염




(로마·파리=연합뉴스) 현윤경 김용래 특파원 =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남프랑스 등 유럽의 남부 지역에 불볕더위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곳곳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불길이 번지고 있다.

각국 소방당국은 이른바 '물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화재진압용 항공기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섰지만, 지중해 연안의 바람과 무더위로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이탈리아 남부와 중부 곳곳을 태우고 있는 산불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산림과 휴양지, 도시 외곽에 주로 영향을 미치던 산불이 급기야는 수도 로마와 남부 중심 도시 나폴리 도심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17일(현지시간) 로마 서남부 관문인 오스티아 해안가에 있는 카스텔푸사노의 소나무 숲이 화염에 휩싸이며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이날 화재로 로마시 남부에서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거대한 연기가 주변을 뒤덮으며 수십 가구가 대피하고, 로마 도심으로 통하는 대로인 크리스토포로 콜롬보와 해안 도로가 전면 차단됐다.

경찰은 불길이 소나무 숲의 각기 다른 3곳에서 시작된 것에 미뤄 이번 화재 역시 방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현장에서 휴지를 태우던 22세의 배관공 남성이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당국은 최근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화재 대부분이 방화로 시작된 것으로 보고 방화범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은 화재 현장을 방문해 "상황이 매우 심각해 로마시가 단독으로 이 같은 환경 재난에 맞설 수 없다"면서 주 정부와 중앙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라지 시장은 카스텔푸사노 화재 직후 진화용 항공기 출동 시점을 둘러싸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불이 처음 난 지 1시간 뒤에야 진화용 항공기가 도착했고, 그 사이 숲이 다 타고 말았다"며 소방당국의 늑장 출동을 비판했으나, 진화용 항공기 배치를 관장하는 라치오 주(州) 시민보호청은 "신고를 받은 것은 오후 3시 51분이었고, 그로부터 1분 뒤 첫 헬리콥터가 출동했다"고 반박했다.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에서도 해안에 위치해 아름다운 전망으로 유명한 포실리포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 녹지대의 가옥들이 불에 타고, 수십 가구가 긴급히 대피했다.

이 와중에 한 남성이 자택 창고 지붕에 올라가 상황을 살피다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고 현지 방송이 전했다.

평년보다 훨씬 더 고온건조한 날씨 속에 강풍까지 겹치며 이날 로마와 나폴리 이외에도 중부와 남부 일대에서 1천 건이 넘는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로마가 속한 라치오주에서 280건, 나폴리가 있는 캄파니아주에서 250건, 중부 토스카나주에서 150건, 남부 칼라브리아주와 풀리아 주에서 각각 110건과 100건의 화재가 신고됐다고 밝혔다.

대규모 산불로 화산 분화를 방불케 하는 연기에 휩싸인 나폴리 인근의 베수비오 화산에서는 이날도 불길이 완전히 잡히지 않은 채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농민단체 콜디레티는 "평년의 절반도 안 되는 강수량에 남부 지역은 이따금 섭씨 40도까지 치솟으며 농경지와 산림이 완벽한 불쏘시개로 변모했다"며 산불의 확산 가능성을 경고했다.


포르투갈에서도 또다시 중·북부지역 산간을 중심으로 곳곳에 대형 산불 일어났다. 대규모 산불로 64명이 희생된 지 불과 한 달 만이다.

지난 16일 이른 아침 발생한 북부·중부 지방의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면서 현재 3천여 명의 소방대가 투입돼 진압작전을 벌이고 있다.

화재 규모가 가장 큰 곳은 포르투갈 북부 알리호 지역으로 이 도시의 카를로스 마갈라에스 시장은 "불길이 잡히지 않고 있으며 투입된 소방관들도 탈진 상태"라며 시에 재난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곳엔 현재 화재진압용 특수 항공기와 헬리콥터 등과 소방대 500여 명이 투입돼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알리호에서 100여㎞ 떨어진 망구알데 지역에서도 두 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소방대가 투입됐다.

포르투갈의 이번 산불은 중부지역의 대규모 산불이 가까스로 진압된 지 한 달 만에 다시 일어난 것이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중부지역 페드호가우 그한데 지역에서는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5일 만에 겨우 진압됐는데 이 화재로 64명이 숨지고 250여 명이 다쳤다.

프랑스 남부 니스 인근과 코르시카 섬 등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37∼38도에 이르는 무더위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산불이 이어졌다.

세계적인 휴양도시 니스에서 15㎞ 떨어진 숲에서는 17일 저녁 화재가 발생, 소방대가 투입돼 진압작전을 벌이고 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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