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진·죽산·고부…태안서 나온 고려 목간 170점의 의미는

입력 2017-07-19 09:40  

탐진·죽산·고부…태안서 나온 고려 목간 170점의 의미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한국목간학회, 21일 학술발표회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 2007년 충남 태안 대섬 앞바다에서 12세기대의 고려시대 선박이 확인됐다. '태안선'으로 명명된 이 배에서는 청자, 도기, 솥 등 유물 2만3천여 점이 나왔다.

태안선에서 특히 눈길을 끈 유물은 글자가 적힌 나뭇조각인 목간(木簡) 20점이었다. 목간에는 화물을 보내는 곳과 받을 곳이 명시돼 있었다. 발송지는 전남 강진의 옛 지명인 탐진현(耽津縣)이었고, 수신처는 개경이었다.

이후 태안 마도 해역에서는 잇따라 고려시대 선박이 발견됐다. 발굴 순서에 따라 마도 1∼3호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선박들에서도 모두 150여 점의 목간이 나왔다.

마도 1호선의 목간에는 전남 나주 회진현(會津縣), 해남 죽산현(竹山縣), 영암 안로현(安老縣) 등의 글자가 적혀 있었다. 또 마도 2호선 목간에서는 전북 고창 장사현(長沙縣), 정읍 고부군(古阜郡)이라는 발송지가 확인됐다. 마도 3호선 목간에서는 전남 여수현(呂水縣)이란 글자가 드러났다.

이어 2014년에는 태안 해역에서 침몰했던 조선시대 선박 '마도 4호선'에서도 목간 60여 점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한국목간학회와 함께 태안 해역에서 나온 목간의 현황과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는 학술발표회를 21일 전남 목포 연구소 강당에서 연다고 19일 밝혔다.

와타나베 아키히로(渡邊晃宏)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 부소장이 자체 개발한 목간 판독 프로그램 '모지조'(MOJIZO)에 대해 설명하는 강연으로 시작해 전문가 8명이 주제 발표를 한다.

노경정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는 태안 해역에서 발견된 선박과 목간을 개괄적으로 소개하고, 한정훈 목포대 교수는 목간으로 살펴본 고려시대 화물 운송 체계를 이야기한다. 또 정현숙 원광대 연구위원과 이건식 단국대 교수는 각각 서체와 어학의 관점에서 목간을 분석한다.

종합토론에서는 강봉룡 목포대 교수가 좌장을 맡는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옛 선박에서 나온 목간은 당시의 운송체계와 사회상을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라며 "학술발표회를 계기로 목간 연구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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