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발령받고 독일 체류…"건강상 이유로 한국 가기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기소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AVK)의 요하네스 타머 총괄사장이 건강상 이유 등을 이유로 첫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독일로 발령을 받은 타머 사장은 건강을 이유로 앞으로도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재판 공전이 우려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나상용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타머 부사장과 AVK 법인, 박동훈 전 사장 등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AVK의 대표 자격으로 재판에 출석한 정재균 부사장은 "최근 이메일로 타머 사장 측에서 '건강상 이유로 한국에 돌아오기 어렵고 재판 출석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또 "당초 타머 사장이 지난달 5일 출장으로 독일에 출국했을 때는 9일 귀국할 예정이었으나 귀국을 하루 앞둔 8일 '건강 때문에 귀국이 늦어질 것 같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타머 사장은 이달 31일을 끝으로 AVK 사장 자리에서 물러나 8월부터 아우디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공판준비 과정에서 사건을 맡았던 변호인들은 타머 사장이 귀국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사임계를 낸 상태다.
검찰은 "수사 단계에서 타머 사장의 출국을 정지했으나 기소 후에는 외국 출장 등 출입국 필요성이 있어 출국정지 조치를 유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타머 사장이 가까운 시일에 귀국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일단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서만 재판을 진행했다.
법원은 독일과의 사법공조 등 타머 사장을 재판에 출석시킬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다.
AVK 법인과 박 전 사장, 시험성적서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사 윤모씨는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유지했다.
AVK는 "유로5 배출허용 기준치를 위반하지 않았고, 유로6 허용치를 초과한 사실을 (AVK의) 대표나 직원들이 배출가스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VK는 2008∼2015년 배출가스 시스템이 조작된 '유로5' 환경기준 폭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5종 약 12만 대를 독일에서 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유로6' 환경기준을 적용한 2016년식 아우디 A3 1.6 TDI, 폭스바겐 골프 1.6 TDI 등 600여대도 질소산화물이 과다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차종들은 2015년 7월부터 작년 1월까지 수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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