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회의서 김태흠·장제원 고성 주고받으며 말싸움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문재인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중단 결정에 환영 입장을 밝힌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공식 석상에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홍 대표는 1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ㆍ재선의원 연석회의 비공개 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장이 당의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서 시장 사례를 거론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서 시장은 신고리 5ㆍ6호기 건설 중단 결정에 환영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 왔다.
홍 대표는 "당이 졸속 원전 취소는 안 된다고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서 시장이 그런 의견은 청취하지도 않고 입장을 발표한 것 아니냐"면서 "당의 입장과 다른 이야기를 내는 것은 안 된다"는 취지로 서 시장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홍 대표가 경남지사로 재직할 당시 신공항 입지 문제를 놓고 서 시장과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한 것도 이 같은 공개 경고의 원인이 됐을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관련해 회의에서는 당이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희경 대변인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당의 입장이 지방에 전달돼 당이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채널을 마련하자는 제안이 있었다"며 "방송에 출연하거나 인터뷰를 할 때에도 당의 입장을 충실히 숙지해서 이야기하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도부와 선수별 의원들이 돌아가며 만나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자는 취지에서 두번째로 마련된 이날 회의에서는 비공개 부분에서 김태흠 최고위원과 장제원 의원이 고성을 주고받으며 말다툼을 벌이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복당파인 장 의원이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 "한국당 복당을 후회한다"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본인이 나서 해명을 이어가던 중 발언이 길어지자 김태흠 최고위원이 제지한 게 도화선이었다.
장 의원이 복당 당시 자신을 포함해 권성동ㆍ황영철 의원의 입당을 반대했던 상황을 설명하며 "전략적 미스였다"고 주장하자, 당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김 최고위원이 목소리를 높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장 의원이 김 최고위원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사이의 불화를 거론하고 나서자, 김 최고위원이 "이 XX"라며 격분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홍 대표가 나서 "당이 어떻게 한 목소리만 내느냐. 그것은 독재정당에서나 가능하다"면서 "그러나 격론을 벌일 때 벌이더라도 문을 열고 나갈 때는 화통하게 털고 앙금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진화에 나서 논란은 가라앉았다고 한다.
이어 일부 의원들이 "당내 친박ㆍ비박, 탄핵 찬성ㆍ비찬성 등 미묘한 부분에 대해 다 털고 가야 한다"고 동조했다고 참석자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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