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김해 한글강좌 기념사진 88년만에 햇볕

입력 2017-07-19 13:56  

일제 강점기 김해 한글강좌 기념사진 88년만에 햇볕

이광희 시의원 공개…김해 출신 국어학자 이윤재 선생 강의 모습 담겨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일제 강점기 경남 김해에서 열린 '한글강좌 기념사진'이 88년 만에 빛을 봤다.

이광희 김해시의원은 1929년 9월 7일 김해에서 열린 한글강좌 기념사진 등 희귀한 옛 지역 사진 54점을 찾아 시사편찬위원회에 기증했다고 19일 밝혔다.





한글강좌 기념사진은 이 의원이 옛 김해군청 출신이자 작고한 허금 선생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날 한글강좌는 김해지역 출신 국어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환산 이윤재(1888∼1943) 선생이 직접 맡은 것으로 나타나 의미를 더했다.

이 선생은 조선어학회 '우리말사전' 편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옥사했다.

당시 강좌는 동아일보 김해지국이 주최했다.

사진 속에는 흰색 두루마리를 입은 배종철 지국장이 이 선생과 나란히 선 채 기념촬영을 했다.

일제 감시 속에 강좌가 열린 후에는 지역 인사, 학생 등 70여 명이 김수로왕릉 앞에 모여 기념촬영을 했다.

이 자리에는 작고한 허 선생도 직접 강좌를 듣고 함께 사진을 찍었다.

이 의원은 "허 선생으로부터 당시 현장에는 일제 경찰이 직접 지켜봤다고 들었다"며 "많은 지역민이 한글강좌를 듣고 야외에서 기념촬영까지 한 당당하고 용기있는 모습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해에 건립할 한글박물관 건립에도 귀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지역 내 사료가치가 높은 사진 등 자료를 많이 찾아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가 시에 기증한 사진 중에는 김해지역 민족운동을 전개했던 최원호·최여봉 선생 인물 사진과 일본인 대지주 하자마 후사타로 대동농장 등 희귀사진이 가득하다.

또 농업 선진지역으로 소문난 김해 활천들에 경남지역 군청 축산계 주임들이 견학 와서 멀리 신어산을 배경으로 찍은 단체 사진도 눈길을 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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