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비닐하우스 20동 피해 천안 수신면 노창래씨 '망연자실'
(천안=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출하를 앞둔 오이밭에 빗물이 밀려들며 1년 농사를 망쳤네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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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 수신면 장산3리에서 오이 농사를 짓는 노창래(52)씨는 지난 16일 이 지역에 내린 폭우로 비닐하우스 20동에서 키우던 오이가 썩어들어가는 피해를 당하고 실의에 빠졌다.
이날 이 지역에는 반나절 만에 250여㎜의 폭우가 내렸다.
이 비로 인근 병천천 물이 넘치며 비닐하우스 밭을 덮쳐 수확을 코앞에 둔 오이가 물에 잠겨 모두 폐기처분을 해야 했다.
노씨 등 장산3리 농민들은 폭우로 반나절 만에 수확을 앞둔 오이를 포함해 애지중지 재배한 농작물들이 물속에 잠기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다.
이날 새벽 6시부터 둑의 수위를 계속 살피던 마을 이장 안이근씨가 주변에서 일하던 주민들을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원망스런 폭우는 병천면과 수신면을 가르는 병천천 부근 제방을 무너뜨리고 장산리 일대 농로와 논, 시설 하우스 전체를 덮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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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산지로 유명한 병천면과 수신면, 동면 등에서는 집중호우로 전체 335 농가 중 87%에 달하는 292 농가(경작면적 147㏊)가 침수피해를 봤다.
이곳에서는 현재 복구작업이 시작됐다.
지난 17일부터 비로 쓰러진 30여동의 비닐하우스 제거작업과 함께 수십t의 농작물 폐기처분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집계된 천안지역 비 피해 금액은 8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승천천, 녹동천, 병천천 등 지방하천과 소하천의 둑이 무너지고 도로 670m가 유실되거나 파손됐다.
주택 파손과 침수가 170가구, 차량 침수 35대, 농작물 침수·유실·매몰이 1천429 농가 1천57ha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조사가 진행되면 앞으로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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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는 지난 17일부터 중장비 등을 동원해 응급복구를 하고 있다.
19일 하루 동안 군인과 의경 1천여명과 공무원 460명, 자원봉사자 200여명 등이 하천제방복구 등 피해 복구에 나섰다.
복구작업에는 포크레인 68대, 덤프트럭 12대, 살수차 1대 등 모두 81대가 동원됐다.
청수·청당지하차도와 풍세산단 근린공원 내 유실된 비탈 등 시설개량이 필요한 지역은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시 농업기술센터도 영농현장에서 병해충 관리 등 기술 지원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구본영 시장은 "폭우가 물러나자마자 폭염 특보가 내려져 복구에 어려움은 있지만 이른 시일 내에 원상 복구해 시민들의 걱정을 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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