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화면에 도표 띄우고 무대 오가며 자유롭게 발표
당·정·청 주요 인사 총출동…시종일관 화기애애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100대 국정과제 대국민보고 대회'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보여 온 '파격'의 기조를 이어간 듯한 모습이었다.
향후 5년간의 국정 방향을 좌우하는 기조가 발표되는 비중 있는 자리여서 자칫 무거운 자리가 될 수 있었지만 참석자들은 격식을 차리지 않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국정과제를 공유했다.
행사가 시작된 오후 2시에 맞춰 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영빈관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미 도착한 참석자들과 함께 환한 표정으로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영빈관에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111명, 정부 부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와 장·차관 30여명 등 총 180여 명이 와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사회를 맡은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오늘 행사의 타이틀인 '100+'는 지금의 대한민국에 오늘 100대 과제를 더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말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국정비전과 목표, 분과별 실천과제를 소개하는 순서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첫 주자로 나서서 국정 비전과 20대 전략을 소개를 맡은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은 무선 마이크를 착용한 채 대형 화면 앞에 섰다.
"대통령을 모시고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고드리게 돼 뜻깊다"는 말로 시작한 김 위원장은 따로 연설대가 없었던 덕분에 두 손으로 자유롭게 제스처를 취하면서 발표를 이어갔다.
가끔 두 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순간순간 어색해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만 김 위원장은 차분하게 새 정부의 국가 비전과 국정 목표를 설명했다.
곧이어 정치·행정 분야 국정과제 발표에 나선 박범계 의원은 긴장한 듯 "떨리네요"라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김 위원장과 달리 박 의원의 두 손에는 발표 내용을 정리한 자료가 들려 있었다.
발표를 해나가며 긴장이 조금 풀린 듯 박 의원은 발표 내용이 떠 있는 대형 화면 앞을 자연스럽게 오가며 청중과 눈을 맞추기도 했다.
손에 들려 있는 발표 요약 내용만 없었다면 '스티브 잡스식' 프레젠테이션을 떠올릴 법했다.
다른 발표자의 발표 장면도 김 위원장, 박 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을 주제로 발표한 이개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국정교과서와 같은 이상한 것 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 대통령은 시종일관 발표에 집중하면서 특정한 내용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다수가 대선을 함께 치른 '동지'인 만큼 국정과제가 확정돼 본격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나아갈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를 자축하는 분위기도 연출됐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변인이었던 박광온 의원은 "대선 기간 왜 문 대통령이 대통령이 돼야 하냐고 물었을 때 저는 '대통령을 가장 잘할 사람'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라 생각하고 사람이 먼저라 쓰고 사람이 먼저라고 말한다"며 "제가 '대통령을 가장 잘할 사람'이라고 했던 약속을 수백 % 이상 지키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로 문 대통령을 추켜 세웠다.
문 대통령은 보고대회가 끝나자 이낙연 총리, 발표자 전원과 함께 무대에 서서 손을 맞잡고 들어올린 다음 허리를 숙여 감사의 의미를 담은 인사를 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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