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회장, 태릉선수촌에서 직접 발표자로 나서 비전 제시
백지선·머리 감독과 계약 연장 추진, 2018 월드챔피언십 잔류 도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최국 자동진출권을 확보해 사상 최초로 본선 무대에 오르는 한국 아이스하키가 4년 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자력 진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정몽원(62)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한라그룹 회장)은 19일 태릉선수촌 챔피언하우스에서 'G-200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를 위한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과 평창 이후의 비전을 제시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최근 눈부신 성장을 이어갔다.
남자대표팀은 4월 말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최초로 월드챔피언십 승격의 쾌거를 이뤘다.
여자대표팀은 이에 앞서 4월 초에 열린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에서 전승 우승을 달성하며 디비전 1 그룹 B로 승격했다.
남자대표팀의 세계 랭킹은 2007년 32위에서 올해에는 21위로 11계단 수직으로 상승했고, 여자대표팀 역시 2007년 26위에서 올해 22위로 4계단 상승을 이뤄냈다.
직접 브리핑에 나선 정 회장은 "지난 2월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남자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이었다"며 "하지만 은메달에 그치면서 로드맵이 완전히 깨졌다고 생각했는데, 기대하지 않았던 월드챔피언십 진출로 반전이 일어났다"고 자평했다.
그는 "여자대표팀은 삿포로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중국을 사상 처음으로 꺾었고,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에서는 전승 우승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힘줘 말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올림픽을 넘어 그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올림픽을 향한 구체적인 세부 계획은 확정됐다. 남자팀은 5월 14일부터 시작한 체력 강화 훈련이 7월 26일에 마무리되면 7월 27일부터 30일까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이후 프라하 전지훈련(8월 1~13일), 아시아리그 출전(9월 1일~10월 31일) 일정 이후 11월 2일부터는 대표팀이 소집돼 올림픽 체제로 전환된다.
유로 챌린지 출전(11월 6~12일) 이후에는 러시아 채널원컵 유로하키투어 출전(12월 11~17일)이 기다리고 있다.
정 회장은 "러시아 채널원컵 유로하키투어에는 세계 5위 미국을 제외하고 세계 1위부터 6위까지 모두 나온다"며 "올림픽을 준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고 소개했다.
이후 러시아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이 평창 동계올림픽 전 마지막 이벤트다.
정 회장은 "남자대표팀은 국제대회 25게임 이상이 준비돼 있다"며 "만반의 준비를 통해 평창에서 꼭 좋은 성과를 거두겠다"고 약속했다.
여자대표팀은 28~29일 강릉에서 세계 랭킹 5위 스웨덴과의 친선 경기를 치른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경쟁력을 가늠해볼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자팀은 8~9월 프랑스 알베르빌과 미국 미네소타로 전지훈련을 떠나고 11월에는 헝가리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12월에는 뉴욕과 미네소타 전지훈련이 진행된다.
하지만 정 회장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이 올림픽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지원과 방향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정 회장이 제시한 가장 큰 목표는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자력 진출이다. 그러려면 남자의 경우 세계 12강, 여자는 세계 8강의 실력을 갖춰야 한다.
현재 세계 20위권인 한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지만 정 회장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헌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우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백지선 현 남자대표팀 감독과 새라 머리 현 여자대표팀 감독의 계약 연장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2018 월드챔피언십 잔류, 국군체육부대의 지속적인 운영, 여자 18세 대표팀 창설, 아이스하키 전용 링크 건립 및 강릉하키센터 사후 활용 추진도 세부 목표로 제시했다.
저변 확대 및 활성화 방안을 차례차례 소개한 정 회장은 이날 자리를 함께한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여러분은 축복받은 사람들이다. 여러분은 올림픽에 참가하는 최초의 한국 선수다. 협회장인 나도 축복받았다"며 "지금부터 우리가 가는 길은 어느 사람도 가지 않은 길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은 자부심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이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서로를 믿고 우리가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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