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조선사 구조조정·우리銀 잔여지분매각 등 과제 산적
수수료·보험료·최고금리 인하…'시장 자율' 소신 지킬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새 정부 출범 이후 2개월여 만에 취임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당장 '가계부채'라는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
가계부채 콘트롤타워로서 다음 달 말까지 우리 경제에서 가장 큰 위험요인인 가계부채를 관리할 방안을 내놓는 일이 우선이다.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된 은산분리 완화 법안 국회 통과와 중소 조선사 및 석유·화학업종 구조조정, 우리은행[000030] 민영화 마무리, 카드수수료와 보험료·최고금리 인하는 물론 후속 인사에도 나서야 해 어깨가 무겁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위원장의 최우선 과제는 1천4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정교하게 관리해 연착륙시킬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청와대에서 연 대통령·수석보좌관 회의에서 8월 중에 관계부처 합동으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에는 2019년까지 전 금융권에 DSR(총체적상환능력평가시스템) 체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주택담보대출을 더 깐깐하게 관리하면서 부채 증가세를 관리하되 가계소득을 개선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가계부채 뇌관으로 최근 급증하는 자영업자 부채 맞춤형 대책도 들어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약 150만명의 총부채는 약 520조원에 달한다.
최 위원장은 새 정부가 서울 강남과 부산 등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 급등세에 대응해 처음 내놓은 6·19 부동산대책의 후속조치가 필요한지도 가늠해야 한다.
정부는 3일부터 서울과 경기·부산 일부 지역, 세종 등 청약조정 지역 40곳에 한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현행 70%에서 60%로, 총부채상환비율(DTI)은 현행 60%에서 50%로 강화했다. 아파트 집단대출 중 잔금대출에도 DTI 50%를 적용했다.
올해 3월부터 한국수출입은행장으로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이끈 최 위원장은 구조조정 칼잡이 역할에도 다시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조선·해운업 등 취약업종 구조조정은 대우조선에 신규자금 2조9천억 원을 지원하는 것을 끝으로 한차례 마무리 지은 상태지만, 중소 조선사와 석유·화학업종 구조조정, 새로운 기업구조조정 방식 적용 등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 밖에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 법안 국회 통과와 우리은행 민영화 마무리도 서둘러야 한다.
금융위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정부의 우리은행 잔여지분 18.78% 중 일부를 연내 매각해 최대주주 지위를 민간에 넘겨주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신용카드 수수료와 실손 보험료 인하도 추진해야 하며, 현행 27.9%인 법정 최고금리를 20%까지 내리는 로드맵도 짜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격은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게 원칙"이라고 피력해온 소신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yuls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