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경희 강병철 김동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원내대표는 19일 진행된 오찬 회동에서 추경과 정부조직법, 남북관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최저임금 인상 대책, 반부패관계기관 협의회 신설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회동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참석했다.
다음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과 각 당 발표를 토대로 재구성한 대화록.
◇ 모두발언
▲ 문 대통령 = 한창 바쁜 정국에 이렇게 초청에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요즘 5당 체제에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국운영에 아주 어려움이 많은 것 같다. 그럴수록 우리가 국민이 바라는 그런 정치를 한다면 좀 더 공감대도 많아지고 국민이 바라는 협치도 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우선 정부부터 더 열심히 소통하고 노력하겠다. 야당에서도 협력할 것은 협력해 주시면 좋겠다.
정부조직법 개편 부분은 대체로 합의가 됐다고 들었고, 추경은 아직 걸림돌이 남아있나 본데, 어쨌든 정부로서는 열심히 해보고 싶은 욕심에서 추경을 만든 거고, 또 한편으로는 대선 때 공약했던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추경을 편성한 것이어서, 어느 정도 타협이 되면, 다 서로 100%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처리를 해주시면 저희가 열심히 좀 더 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경제를 살려내자는 차원에서 우리 대표님들께서 크게 지도력을 좀 발휘해 주십사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
▲ 박 비대위원장 = 오늘 대통령님 뵙고 4당 대표가 함께한 자리가 협치의, 생산적 정치를 마련하는 원년이 되길 바라는 기대를 하고 있고, 국정 현안 관련한 여러 문제가 오늘 좋은 해답을 찾는 자리가 될 수 있길 바란다.
협치는 구호로 나오는 게 아니라 실제로 행동으로 해야만 되지 않나 싶다. 타협과 양보라는 단어의 의미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피부에 와 닿는 그런 계기가 돼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앞으로 생산적인 정치, 대통령께서 훌륭한 국정을 운영하셔서 국민이 편안한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야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 갖고 있다. 많이 도와주시고 함께해 달라.
▲ 이혜훈 대표 = 여러 가지 상처를 많이 입은 국민이라 새 정부에 대해서 거는 기대와 바람이 굉장히 높을 것 같다. 이런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는 일이 없도록 하는 차원에서 말씀드린다.
저희 당 대표는 자기 진영, 지지층 대표하는 사람들이지만 대통령은 각 진영을 다 아우르시고 국민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모든 목소리를 경청해 주길 바라고, 그런 의견들을 좀 녹여내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도 아무래도 사람인지라 지지층 목소리에 편중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그것을 중화시키기 위해 저희 야당 목소리 많이 들어주시길 부탁드린다. 정책은 시민 목소리도 많이 듣지만 전문가들 목소리에 귀를 많이 기울여주시는 그런 대통령이 돼 주시길 부탁 말씀드린다.
▲ 이정미 대표 = 보수정권 10년 동안 대한민국이 통일대박론 같은 허구적인 그런 표현들로 한반도 정책이 우왕좌왕했다. 이번 대통령 순방 과정에서 베를린 선언에서 대한민국 외교, 통일 한반도 정책을 풀어나가는 데 조수석이 아닌 운전석에 앉아서 풀어나갈 수 있는 계기를 열었다.
북한 문제 쉽게 풀 수 없겠지만, 인내심 가지고 풀어야 한다. 그제 제안했던 군사회담이라든가 적십자회담 이런 것이 북한에서 반드시 수용되길 기대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문제 관련해서 이것을 내정의 문제라고 말해서 사드 배치 기정사실화한 건 아닌가, 그리고 북한의 핵동결이라고 하는 것이 실제 대화 전제조건인지 아니면 핵 폐기의 1단계 목표를 제시한 것인지 좀 더 분명한 언급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코리아 패싱’이라고 말하는데 코리아 이니셔티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고, 특히 5.24 제재라든가 개성공단 문제라든가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전향적인 방향 제시해 주면 좋겠다.
새 정부는 대한민국의 19번째 정부라고 생각 안 한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새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촛불 개혁 만들어달라는 국민 민심 수용되는 길이라면 언제든 협력해야 한다는 게 정의당 입장이다.
▲ 추 대표 = 대통령이 연일 강행군이다. 외교 공백도 메우고 또 취임 초기부터 약속해 준 일자리 상황판 만들어서 실시간 일자리 상황 점검하면서 일자리위원회 직접 지휘하고, 추경에도 일자리 추경이라고 명명하셔서 노심초사하는 모습에 국민도 많이 힘을 얻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추경을 기다리고 있는 안타까운 민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 같다.
정치는 물 흐르듯이 하는 건데, 한참 바위 때문에 잠시 멈춘듯하다가 또 흘러서 끝내는 바다에 이르듯이 우리도 어떤 당리당략 차원에서 당의 고충이 있기 때문에 잠시 멈춘듯하지만 끝내는 국민을 위해 가야 하는 큰 과제가 있기 때문에 오늘 이렇게 대통령이 불러주셔서 서로 묵은 것은 털어내시고 국민 향해 일하는 협치, 통 큰 정치의 장으로 분위기가 이끌어졌으면 좋겠다.
(계속)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