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무덤'서 드러난 태국 최대 국제 인신매매…군장성 등 유죄

입력 2017-07-20 09:48  

'집단무덤'서 드러난 태국 최대 국제 인신매매…군장성 등 유죄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 2015년 5월 태국 남부 송끌라주(州)에서 암매장된 36구의 시체가 쏟아져 나왔다. 말레이시아 접경지대에서도 주인없는 무덤 139개가 발견됐다.

암매장된 시신은 미얀마에서 종교적 박해를 피하고자 태국을 거쳐 말레이시아로 가려던 로힝야족과 가난을 면하려고 바다를 건넌 방글라데시인들로 확인됐다.

이들은 정글 속 인신매매 캠프에 갇혀 폭행과 성폭행 등 모진 고초를 겪다가 죽었다. 가족들이 몸값을 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해된 경우도 있었다. 일부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 '노예'로 팔려갔다.

태국 당국은 몇 달간의 수사 끝에 난민 업무를 담당하는 지역 사령관인 현역 육군 중장과 고위 경찰 관리, 지방 공무원과 정치인 등이 포함된 거대 인신매매 조직을 적발했다.

정식 기소된 피의자만 103명에 달하는 태국 최대의 국제 인신매매 사건이었다. 이들은 200명이 넘는 증인이 출석해 진행된 2년간의 재판 끝에 중형을 선고받았다.

20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방콕 형사법원은 전날 이 사건의 피의자들에 대한 판결을 시작했다. 선고 공판은 오전 8시 30분에 시작됐지만, 피의자가 워낙 많아 하루 만에 끝나지 않았다. 첫날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103명 가운데 70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피고인에 대한 유죄 여부 및 형량 결정은 추후 진행할 예정이다.

피고인 가운데 가장 지위가 높은 마나스 꽁뺀 육군 중장은 27년형을 선고받았다. 공무원 신분이어서 형량이 2배가 됐다. 그는 당시 태국 남부지역 사령관으로 난민 관리 책임이 있었다. 그러나 인신매매 조직으로부터 1천480만바트(약 5억원)의 뇌물을 받고 인신매매 조직에 국경 검문소 문을 열어주도록 한 혐의가 인정됐다.

남부 사툰주(州)의 유명 정치인이자 사업가인 파쭈빤 아웅까초테판은 인신매매 조직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75년형을 받았다.

태국-말레이시아 국경도시인 파당 베사르의 시장이었던 분총 퐁폰과 부시장이었던 쁘라삿 렘라, 그리고 다수의 경찰 관리들에 대해서도 유죄 선고가 내려졌다.

태국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등 이웃한 저소득 국가에서 들어온 밀입국자들을 어선, 농장 등에서 강제 노동시키거나 착취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또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의 로힝야족들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밀입국하기 위해 태국을 경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국제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받는다.

어쨌든 이 사건 발생 직후 태국은 미국이 발표하는 연례 인신매매 실태(TIP) 보고서에서 2년 연속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1단계 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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