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증시, 올해 '5% 하락' 없이 선방중…30년만에 처음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17년 만에 처음으로 '닷컴 버블' 호황기이던 2000년 수준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9일 뉴욕 증시에서 S&P 500 IT 지수는 9일 연속 상승해 992.29로 마감했다.
이는 2000년 3월 27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988.49를 17년여 만에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S&P 500 IT 지수는 올해 들어 25% 가까이 뛰면서 전체 지수 평균 상승률(10%)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상승세는 애플, 알파벳, 페이스북, 비자 등 2세대 IT 기업이 주도했다.
17년 전 IT 붐을 이끌었던 1세대 기업은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오라클, IBM이었지만 이중에선 MS가 옛 위상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IT 주가는 실리콘밸리에 퍼졌던 거품이 꺼지면서 한때 80% 이상 추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IT 주식에 다시 열광하게 된 것은 워싱턴에서 번지고 있는 불확실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내에 세제 개혁, 인프라 지출 등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달성된다는 데 회의적 시각이 일면서 매출과 수익에서 고공행진하는 기업들의 주식으로 투자자들의 돈이 몰리게 됐다.
올해 들어 미국 기술주에 투자된 돈은 90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이머징마켓포트폴리오리서치(EPFR)는 집계했다.
아울러 올해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 유럽, 아시아 증시에서 일제히 '5% 하락' 굴욕을 겪지 않는 해로도 기록되고 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각 지역을 대표하는 증시 3인방인 S&P 500 지수, MSCI 유럽 지수,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수는 올해 들어 고점 대비 5% 넘게 하락을 기록한 적이 없다.
MSCI 아시아태평양(일본 제외) 지수는 올해 들어 22% 오른 가운데 최대 낙폭은 2%로 선방 중이다.
S&P 500 지수는 연초 대비 10% 상승했고, 최악일 때도 2.8% 떨어지는 데 그쳤다. MSCI 유럽 지수도 올해 들어 최대 낙폭으로 4%를 기록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수비력을 높인 것은 전 세계에서 경제 성장률이 호조를 보이고, 긴축 조짐 속에서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때문으로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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