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6개월, 주 정부 "탈연방" 독자외교 확산

입력 2017-07-20 11:01   수정 2017-07-20 11:18

트럼프 정부 6개월, 주 정부 "탈연방" 독자외교 확산

파리협약·다자무역협정 알력이 왜곡 초래…미, 정치·외교 근간 "변모"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출범 6개월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미국 우선"를 내세우며 국제사회와 등을 지는 사이 캘리포니아를 비롯한 미국 각 주(州)가 독자적으로 외교활동을 하는 "탈연방 정부"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다.

주 정부가 연방 정부 정책과 어긋나는 독자적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최근 동향은 미국 정치와 외교의 근간을 크게 변모시킬지 모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콧 위너 미 민주당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은 지난 17일 주 의회에서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해 미국의 국제적 지도력을 소멸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파리협약 탈퇴는) 국민의 목소리가 아니다. 지금이야말로 캘리포니아가 세계를 향해 분명한 메시지를 발신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주 의회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cap-and-trade program)를 2030년까지 연장하는 법안을 압도적 찬성 표결로 통과시켰다. 파리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후변화 정책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제리 브라운 주지사는 법안이 통과된 후 "캘리포니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에 불과하지만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캘리포니아는 GDP(국내총생산) 기준으로 프랑스를 앞서는 세계 6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한다.

브라운 주지사는 각국 정상과의 "독자적 외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중국을 방문, 릭 페리 에너지장관이 방중시에 만나지 못했던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만나 지구온난화 대책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귀국 직후에는 바바라 헨드릭스 독일 환경장관을 캘리포니아로 초청해 "캘리포니아는 독일과 함께 기후변동에 맞서기 위해 세계 지도자들과 단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를 배제한 이런 "독자외교" 움직임은 다른 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협약 탈퇴를 선언한 6월 1일 프랑스를 방문,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했다. 그는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파리협약을 실천하는 데 워싱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서 온난화 대책으로 1천500만 달러(약 168억 원)를 유엔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미국의 각 주 정부 및 시 당국 등과 협력해 파리협약을 실천하겠다고 선언했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17일 현재 공화당이 시장인 샌디에이고를 비롯, 미국 전역 359개 시의 시장이 블룸버그 전 시장의 협력요청에 호응해 찬성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가 싫어하는 다국간 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주 지사들이 독자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로드아일랜드에서 지난 13일 열린 전국주지사협의회 연례 회의에는 협의회 100년 역사에서 처음으로 외국 정상이 초청됐다.

초대 받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가 비판하고 있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때그때 정치적으로 매력 있는 가까운 길을 거부해야 한다. 우리가 한번 보호주의에 빠지면 보복의 연쇄가 일어나 모든 국가가 패자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캐나다는 트럼프 정권 발족 후 미국 각 주와 개별협의를 계속해 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대도시와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가 속해 있는 주 등 23개 주와 170회 이상의 개별 회담을 했다.

아사히는 연방 정부와 주 정부의 알력이 내정과 외교에서도 왜곡을 낳고 있다며 미국 정치와 외교 근간에 큰 변모가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lhy5018@yna.co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