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곡 작사·작곡한 팝재즈 미니앨범 '랜덤' 발표
유희열 "홀로서기 잘하고 있다…순위 신경쓰지 말라"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청아하게 소곤소곤 노래하는 가수 이진아(26)가 아이돌이 장악한 한여름 음악 시장 문을 조심스레 두드렸다.
이진아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팝재즈 미니앨범 '랜덤'(RANDOM)을 공개했다.
'이진아' 하면 따라붙는 수식어는 2014년 방영된 SBS TV 'K팝 스타 4'다. 당시 독특한 음색과 작곡 실력으로 '톱3'에 오른 그는 유희열이 대표인 안테나에 둥지를 틀고 지난해 데뷔, '건반요정'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번 앨범에 담긴 7곡의 작사·작곡과 프로듀싱까지 도맡아 하며 한층 성숙해진 모습을 보인 이진아는 이날 건반을 연주하며 자작곡 '계단'과 '랜덤'을 라이브로 들려줬다.
타이틀곡 '랜덤'은 왈츠→모던재즈→팝으로 형식이 숨 가쁘게 옮겨가는 다채로운 느낌의 곡이다. 무작위로 음악을 듣다가 뜻밖에 좋은 노래를 발견한 경험을 모티프로 편견을 없애고 싶다는 고백이 예쁜 목소리로 전해진다. 스웨덴 3인조 밴드 '더티 룹스'의 대표 프로듀서 사이먼 페트렌이 공동 작곡자로 참여했다.
이진아는 "유희열 대표님이 스스로 해보라고 묵묵히 격려해주셔서 직접 세션을 구하고 어떤 악기를 넣을지 정했다"며 "후회 없는 앨범"이라고 말했다.
또한, "(독특한) 목소리 때문에 노래가 다 비슷하게 들릴까 봐 새로운 코드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곡별로 다른 색깔이 들어있다"고 덧붙였다.
가장 애착 가는 곡은 '어디서부터'라면서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듯 모든 곡이 소중하지만, 이건 제가 힘들 때 진심을 솔직하게 풀어서 쓴 노래"라고 설명했다.
컬래버레이션(협업) 해보고 싶은 아티스트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그맨 유재석과 싱어송라이터 선우정아를 꼽았다.
이진아는 "무한도전 가요제가 기존 곡을 재즈로 바꾼 적은 없는 것 같아서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안테나뮤직의 유희열 대표는 이진아에게 "순위에 신경 쓰지 말라"며 극찬했다.
유희열은 "홀로서기를 잘하는 것 같아서 기쁘다. 프로듀서로서 저보다 훨씬 역량이 뛰어난 친구"라며 "새로운 세대의 팝재즈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이어 "이진아가 '이렇게 돈 많이 써도 되느냐'고 물어보던데 그런 건 걱정 안 해도 된다. 성적을 신경 쓰지 말고 음악을 잘하면 된다"며 "재즈가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은 공연장에서다. 무대에서 힘을 발휘하는 뮤지션이 되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참고로 유재석 씨는 재즈 싫어한다. 오직 댄스다. (협업은) 꿈도 꾸지 마라"라며 웃었다.
이번 앨범은 이진아가 '진아 식당'이라는 타이틀로 선보일 총 세 장의 앨범 중 두 번째, '메인 디쉬'에 해당하는 메뉴다.
이진아는 "지난해 데뷔 싱글 '애피타이저'가 빵과 수프 같은 음악이라면 이번 앨범은 피자, 치킨, 짜장면 같은 거대한 음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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