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중국 대기업 하이항(海航·HNA)그룹이 당국의 돈줄 감시에 놓인 가운데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로부터 거래 중지를 당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BOA 아시아태평양 매튜 코더 사장의 지난달 28일자 이메일에 따르면 BOA는 HNA그룹의 불투명한 구조 등을 이유로 거래 중지를 결정했다.
코더 사장은 이메일에서 "HNA그룹과의 거래에 현재 시점부터 연루되지 않기로 했다"면서 "우리는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적었다.
HNA그룹은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해외 기업을 싹쓸이해오다 최근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의 대출 조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BOA는 이메일에서 HNA그룹의 지분 및 지배 구조, 중국 규제 당국의 감시, 복잡한 사업 모델 등을 지목했으며, 정치적 연줄을 둘러싼 의혹도 언급했다.
BOA는 HNA그룹과 비중 있는 거래를 한 것은 아니지만 신규 대출 파트너십을 맺는 방안을 놓고 협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HNA그룹에 쏠렸던 월가 은행들의 관심이 차갑게 식고 있다는 조짐으로 풀이된다.
BOA는 다른 투자은행들에도 HNA그룹과 거래를 즉각 중단하도록 권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BOA는 5개 미만의 투자은행에 보낸 메모에서 HNA그룹의 부채 수준과 경영 구조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데 따라 "현재 시점에서" 거래를 중단할 것을 권유했다.
BOA는 최근 몇 년 동안 HNA그룹에 해외 인수합병에 대해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티그룹, 모건스탠리에서도 HNA그룹 투자를 겨냥한 부정적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HNA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아볼론에 85억 달러의 자금 지원을 약속한 은행 중 하나다.
HNA그룹의 오랜 파트너인 스위스 은행 UBS조차 부채 리스크를 이유로 모니터링을 강화했다. UBS는 HNA그룹과 거래는 유지하면서도 리스크와 관련한 질문을 세분화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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