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는 20일(현지시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을 일으키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내성이 강해지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환자들은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WHO가 이날 펴낸 HIV 약물 내성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와 아시아, 남아메리카의 11개 국가에서 조사한 결과 6개 국가에서 10% 이상 HIV 감염 환자들이 치료제에 내성이 있는 변종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이 된 환자들은 모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한 사람들이다.
WHO는 내성 바이러스를 보유한 환자의 비율이 10%를 넘으면 기존 치료 방식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약물 내성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건강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사전에 HIV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공표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HIV의 약물 내성은 대부분 환자가 처방된 치료 계획을 제대로 따르지 않거나 지속해서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WHO는 지난해 전세계 HIV 감염 환자는 3천670만 명이며 이 가운데 1천950만 명(53%)이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트프리트 히른샬 WHO 에이즈 담당 국장은 "변종 HIV를 막으려면 환자들이 효과적인 치료를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내성 단계가 높아지면 새로운 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UNAIDS는 이날 보고서에서 전세계 HIV 감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치료를 받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치료율이 50%를 넘은 것은 처음이다.
연간 사망자 수도 2015년 190만 명에서 100만 명으로 크게 줄었다.
HIV 감염 환자가 많은 남부, 동부 아프리카에서는 새로 감염되는 환자 수가 2010년 이후 29% 감소했다.
반면 동유럽과 중앙아시아는 HIV 감염 환자 수와 에이즈 관련 질환 사망자 수가 증가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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