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문화원, 무관사무실 폐쇄…"이란 연계 테러조직과 연관"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쿠웨이트 정부는 자국에 주재하는 이란 외교관 15명에게 45일 안으로 귀국하라고 통보했다고 쿠웨이트 국영 KUNA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ISNA통신은 추방 대상에 이란 대사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쿠웨이트 정부는 아울러 자국 주재 이란 문화원과 무관 사무실을 폐쇄했다. 이들 15명이 추방되면 쿠웨이트에 남는 이란 외교관은 4∼5명 정도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2015년 8월 쿠웨이트에서 적발된 지하 테러조직 '알아바달리'가 이란과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를 위해 간첩 행위를 했다는 점을 인정한 법원의 판결과 관련됐다.
당시 쿠웨이트 당국은 이 조직의 은거지를 급습, 이란인 1명과 쿠웨이트인 11명 등 조직원을 체포하고 탄약, 수류탄, 폭약 등 무기를 대량 압수했다.
이와 관련, 쿠웨이트 현지 언론은 이들 무기가 이란에서 유입됐고 체포 직전 나머지 조직원 14명이 걸프 해역을 건너 이란으로 도주했다고 주장했다.
이 조직이 쿠웨이트 내에서 테러를 모의하고 이란 혁명수비대와 내통했다는 게 당국의 발표였다. 쿠웨이트 법원은 지난해 이들 조직원 21명(궐석 피고인 포함)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이들에 대한 최종심은 지난달 18일 끝났다.
쿠웨이트 공보부는 "우리 정부는 법원의 최종심을 근거로 외교적 관례와 빈 협약에 따라 이란과 외교 관계에 모종의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쿠웨이트는 걸프 지역 국가 가운데 오만과 함께 이란과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다. 이번 카타르 단교 위기에서도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과 달리 단교에 동참하지 않고 중재자를 자임했다.
사우디 등은 카타르가 이란과 우호 관계를 끊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공교롭게 전날 미 국무부는 '2016 테러국가 보고서'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위협할 능력을 유지하고 있어 최악의 테러지원 국가로 남겨놓는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 정부의 갑작스러운 조치에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텔레그램을 통해 "쿠웨이트 대리 대사에게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긴장을 완화하기는커녕 이란을 겨냥한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전달했다"면서 "이란은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항의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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