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의전(儀典)은 '정해진 격식에 따라 치르는 행사'를 뜻한다. 외교적 성격을 띠는 경우에는 국가 간 공식 의례를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의전은 '높은 사람','윗사람'을 모시는 일로 통용된다.
예우를 갖춰 윗사람을 모시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종종 그 정도가 지나친 '과잉의전'이 문제가 되곤 한다.
신간 '의전의 민낯'(글마당 펴냄)은 일간지 문화부장 출신인 허의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이 우리 사회 의전의 실체를 지적하며 국가 발전을 위해 '의전 해체'를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는 의전이 끊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의전을 받는 사람에게는 뭔가 권위를 살리는 방편이 되고 의전을 행하는 사람에게는 그냥 습관이고 관행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또 특별하게는 양쪽이 이해관계나 이권을 공유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동한다고 주장한다.
책은 우리 사회 각 분야의 의전 사례를 생생하게 보여준 뒤 '의전 해체' 방안을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임원진 비서를 통합하라거나 식사 약속과 예약을 직접 한번 해볼 것, 집무공간을 최대한 줄일 것, 수행 비서가 차 문을 열게 하지 말 것, 관용차 앞좌석을 당기지 말 것 등이다.
저자는 "의전 해체 액션 플랜의 핵심은 내 마음속의 권력 내려놓기, 아니 내 안의 의전 해체"라면서 의전을 받는 리더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392쪽. 1만4천800원.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